휴대형 '슈퍼컴' 쓰는 시대 열린다

일반입력 :2011/02/18 10:34    수정: 2011/02/18 15:13

봉성창 기자

개인이 언제 어디서나 슈퍼컴퓨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한국 HP(스티브 길)는 서울 용산구 청진빌딩 엔비디아 데모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휴대가 가능한 노트북 형태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17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HP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모델명 엘리트북 8740W)은 엔비디아의 쿼드로 FX5000m 그래픽카드가 장착된 최초의 제품이다.

이 제품은 쿼드로FX 5000m에 탑재된 320개의 쿠다(CUDA) 코어를 바탕으로 복잡한 연산을 필요로 하는 슈퍼컴퓨팅까지도 가능한 그래픽카드여서 눈길을 끈다. 기존 쿼드로 FX3800이 장착된 기존 워크스테이션에 비해 12배의 성능 향상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10억개의 색상이 표현 가능한 HP의 독자적인 기술인 '드림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전문가급 그래픽작업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엔비디아의 쿼드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오토캐드, 3D맥스, 포토샵과 같은 전문가급 그래픽 작업에 특화된 그래픽카드로 유명하다. 그러나 엔비디아 GPU 기반의 CUDA 기술 탑재로 연산 성능이 대폭 향상되면서 슈퍼컴퓨팅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슈퍼컴퓨팅이란 기후변화, 기상예측, 핵실험, 천문학 등과 같이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연산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활용되는 기술이다. 연산 기능에 특화된 컴퓨터 다수를 병렬 연결함으로서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최근 이러한 슈퍼컴퓨팅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보다 광범위해지면서 휴대성을 강조한 모바일 슈퍼컴퓨터가 등장한 것. 물론 여러 대의 PC를 병렬 연결한 고가의 데스크톱 슈퍼컴퓨터 정도의 성능은 아니지만 그에 필적할만한 충분한 성능을 낸다는 것이 HP 측 설명이다.

특히 자연 과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모바일 슈퍼컴퓨팅은 지난해부터 물리학, 천문학, 양자역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과 파이낸스 리스크 매니지먼트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가령 선물옵션 거래를 하는 주식투자자가 미국 밀 작황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데이터를 산출한다거나, 휴대폰 회로 설계를 담당하는 연구원이 집과 회사에서 쉬지 않고 일을 해야할때 모바일 슈퍼컴퓨팅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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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HP에서 선보인 슈퍼컴퓨팅 수준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제품은 최저 5천 달러가 넘는 비싼 가격으로 인해 일반 PC 사용자들까지 필요한 제품은 아니다. 다만 복잡한 그래픽작업을 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는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P는 국내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제품의 수요가 분기당 1천대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 HP PSG 워크스테이션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소병홍 부장은 이번 쿼드로 FX5000m 제품의 출시로 본격적인 모바일 슈퍼컴퓨팅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각종 연구 분야와 제조업 등에 활용돼 국가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