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클라우드를 대하는 IT조직의 자세

일반입력 :2011/02/17 10:00

최영석

IT분야는 언제나 새로운 트렌드나 패러다임이 득세한다. 최근 국내외의 IT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중 하나는, 단연 클라우드 컴퓨팅이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창하는 솔루션 업체, 데이터센터, IT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의 드러난 또는 드러나지 않는(?)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특색이나 형태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만나게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IT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전망과 주장들을 대면하고 있는 국내의 IT조직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전진’은, 국내의 크고 작은 IT조직들에게 득이 될 것인가? 아니면, 독이 될 것인가?

예언가가 아닌 이상, 클라우드 컴퓨팅에 영향을 받는 IT조직들의 미래를 점쳐보긴 어렵지만, ‘현실’의 IT조직이 처한 상황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상’과의 ‘격차’를 들여다 본다면, 몇 가지 시사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IT사용량에 관한 이슈

현재 대부분의 IT조직들은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IT서비스의 ‘양’을 계산해오지 않았다. IT장비와 인건비로만 구성된 비용을 초기에 한번만 승인받으면 되므로, IT서비스의 사용량을 계산할 이유가 없었다.

비즈니스 사용자들이 10억을 투자해서, IT조직으로부터 IT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고 하자.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10억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궁금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투자 대비 이득에 대해서 계산하는 것은 여러가지 정성적인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고, 기간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따라서,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간단하게나마, IT서비스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많이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IT조직들이 가지고 있는 방법으로는 IT 사용량을 뽑아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하드웨어의 피크타임을 기반으로 업무부하를 측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것을 비즈니스 사용자들의 IT사용량으로 분석해낸다는 것은 현재의 IT조직들에게는 엄청난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IT사용량을 기준으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가정에서 수도나 전기요금을 청구서로 받듯이,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각 부서별로 IT사용량에 대한 청구서를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빌링 솔루션들이 최근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IT사용량에 대한 청구 방식이 일반화 된다면, 비즈니스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IT비용이 명확해질 뿐만 아니라, 본인이 지불하고 있는 IT비용을 다른 IT과금 수준과 비교해볼 수도 있게 된다.

비즈니스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현재의 IT에 비해, IT서비스 비용을 좀 더 쉽게 뽑아볼 수 있고, 또, 비교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통큰’ 자원에 대한 이슈

현재 대부분의 IT조직들은, 비즈니스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의 자원을 그때 그때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자원 확보 방법은 소규모 IT조직일 수록 더욱 일반적이다. 필요한 만큼의 IT 자원을, 필요한 때에 구입하는 방식은 IT조직들의 재무적인 능력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IT조직들은 스스로 투자를 해낼만큼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국내 IT조직들이 대부분 비즈니스 사용자 조직과 한 회사였다가 독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은, 미리 확보한 자원 풀(resource pool)을 통해 즉각적으로, 또는 최소한의 과정을 통해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당장 필요하지 않을 지라도, 미리 IT자원을 확보해놓고, 비즈니스 사용자가 요청하는 경우, 추가적인 구매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즉각 IT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현재의 IT조직이 기존의 비즈니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통큰’ 자원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기존 비즈니스 사용자들의 비즈니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않는 한 이러한 선투자가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게 받아들여질 리가 없다. 오히려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IT조직에게 끊임없이 비용절감을 요구하고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통큰 자원의 확보는 기존 비즈니스 사용자들이라기 보다는 대외 사업과 같은 신규 IT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는 없다.

가용성에 대한 이슈

가용성은 IT서비스가 중단되지 않고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용성이 높다는 것은 장애가 잘 일어날 뿐만 아니라, 장애가 일어나더라도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게는 IT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고가용성의 IT아키텍쳐를 미리 구축해놓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IT조직들은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개별 장애를 잘 대응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가용성이 높은 IT아키텍쳐를 초기에 구현하거나, 기존의 IT아키텍쳐를 고가용성 IT아키텍쳐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IT조직내에서 일반화되어 있거나, 또는 IT의 성과로 크게 인정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은 극단적인 고가용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통큰 자원, 가상화 기술, 그리고 다수의 사이트를 활용하여, IT서비스의 중단을 이중, 삼중으로 차단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보안에 대한 이슈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IT조직들의 ‘구역’내에 있는 정보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민감해 하고 있다. 이런 정보의 민감도 때문에, 국내에서는 믿을 만한 자회사를 IT조직으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신뢰 관계가 없는 IT조직으로부터 IT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이런 문제때문에 제 3자 심사와 같은 객관적인 보증 방법을 요구하기도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프라 제공 서비스, 플랫폼 제공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제공 서비스라는 3가지 타입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비즈니스 사용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게 되면, 클라우드 컴퓨팅의 3가지 타입에 따라서, 보안의 책임과 보안 위험들이 크게 달라진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일반화되면,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클라우드컴퓨팅의 타입별로 보안측면에서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해야하는 책임이 주어진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받아들이는 IT조직의 자세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는 첫 번째 이유가 ‘IT 비용절감’이라는 설문조사를 본 기억이 난다. 국내 상당수 IT조직들은 하나의 비즈니스 고객만을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IT조직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해서 IT 비용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IT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초기 투자를 ‘상회’하는 비용 절감 요소를 뽑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비용 절감 요소가 ‘인건비’라고 한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산업 측면에서는 그닥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조직과 비즈니스 사용자에게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기술적인 문제와 비용 체계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IT조직들은 클라우딩 컴퓨팅이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솔루션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아직도 진행형인 개념이며, 이상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미지는 현실에서 받아들이기에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이상적인 클라우드컴퓨팅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 보다는, 재무적인 능력한도 내에서, IT조직이 발전할 수 있는 창의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을 해석하고 디자인해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