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순기능 살린 기능성게임 '날개' 달까

일반입력 :2011/02/14 09:36    수정: 2011/02/14 10:07

전하나 기자

차세대 산업동력 기대주로 꼽히는 게임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재미 등 게임성을 최대한 활용하되 특수한 목적에 맞춘 기능성게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 및 부처에 따르면 교육·치료·훈련 등을 위해 만들어진 기능성게임이 올해 정부 지원을 받으며 전격 늘어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는 올해 게임분야 주요사업으로 건전 문화 조성을 위한 지원 확대를 내세워 기능성게임에 17억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12억 원에서 5억 늘어난 예산이다.

먼저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기능성게임을 알리는 종합 포털을 구축하고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북도청의 지자체 기능성게임 제작 및 홍보를 지원한다. 예산은 각각 3억 원씩 쓰일 예정이다.

장애인, 노인, 교육, 소비자안전, 지역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기능성 게임 제작에 대한 구상도 끝마친 상태다. 이미 문화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은 기획안과 사업자를 선정했으며 내달 발주 단계에 돌입한다.

한편 서울시도 6억 원을 투자해 치매예방 기능성 게임 2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치매관련 전문의가 게임 스토리 개발단계에서부터 제작과정, 완성품 검수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도 이에 발맞춘 행보를 선보인다. NHN 한게임(대표 정욱)은 문화부의 후원을 받아 지난 2009년부터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한콘진과 공동으로 개발해온 기능성게임 '에코 프렌즈'를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다.

에코 프렌즈는 세계 어린이들에게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온라인 게임이다. 이용자가 나무를 심고, 집과 도로를 건설하는 등 친환경 도시를 완성하면 트로피를 획득하는 내용으로 설계됐다.

해당 게임은 지난해 11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16차 당사국총회에 참가해 전 세계 정부대표, 유엔임원, NGO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NHN 한게임은 현재 법무부와 문화부에 무상 기증을 목표로 준법 질서 교육을 위한 기능성게임도 개발 중에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까지 기능성 게임 시장을 5천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의욕을 드러낸 만큼, 게임의 긍정적인 문화 가치에 대한 인식 확산이 올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 육성 의지에 비해 지원규모는 여전히 작다는 것에 대한 일각의 시각도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자금지원이 많지 않다보니 중소형 개발사들은 참여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콘진 관계자는 제한된 예산에서 관련 사업비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했다며 정부가 업계 부담을 최소화하고 직접 제작에 투자하는 방향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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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있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식 호서대 교수는 기능성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정부, 업체 종사자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확산된 만큼 올해를 발전기로 봐야 한다며 역량있는 리딩 기업들이 책임감을 갖고 결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 지원 하에 대학에서 기능성게임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업체가 본제품을 만들어내는 민관학 협력 연구모델도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