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포스퀘어 그리고…차세대 SNS는?

싸이월드 아버지, 소셜스케줄러 시장 주목

일반입력 :2011/02/07 11:50    수정: 2011/02/07 12:34

정윤희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을 이을 차세대 SNS는 소셜스케줄러입니다. 요즘은 네트워크가 핵심인 시대인데, 네트워크란 결국 ‘연결’이란 말이죠.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친구와 친구를 연결했고, 포스퀘어는 친구와 장소를 연결했다면, 소셜스케줄러는 친구와 장소, 시간을 이어줍니다.”

이동형 나우프로필(런파이프) 대표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싸이월드다. 90년대부터 인터넷 서비스에 뛰어들어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가 크게 히트친 상품이 싸이월드다.

SNS 전문가인 그가 트위터, 페이스북을 이을 서비스로 지목한 것은 소셜스케줄러 서비스다. 남들이 SNS에 집중할 때, 다음 서비스는 무엇일까에 집중하고 내린 결론이다.

직접 스마트폰용 소셜스케줄러 ‘런파파’도 내놨다. ‘런파파’는 약속을 요청하고 수락하는 일종의 일정 공유기다. 소셜스케줄러라니 아직 생소하지만, ‘남들 잘 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는 이 대표의 도전정신이 반영된 서비스다.

“지금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대세입니다. 그러나 과연 언제까지 이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을까요? 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역시 과도기적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시장의 논리, 기업의 영리적 목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어요. 이제 다음 서비스를 생각해야할 때입니다.”

■런파파, 약속잡기 마법사?

최근에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일정관리를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스케줄을 관리하는 욕구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기존의 일정 앱에서는 약속을 입력하고 잊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 ‘런파파’에서는 약속의 당사자들이 해당 내용을 공유한다. 동창회, 모임 등 단체 약속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여러 명이 참석하는 모임의 경우, 약속 잡기가 참 애매하죠. 일일이 참석자들에게 연락해서 시간도 정해야 되고 장소도 정해야 되고요. 런파파의 경우 만남을 위한 준비 비용과 중복되기 일쑤인 일정 관리 수고를 덜어줍니다. 약속 장소로 어디로 잡을까 고민이 될 때는 해당 장소에 대한 평가를 보거나 등록할 수도 있죠.”

이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해당 서비스가 상용화 됐을 때의 상황을 상상한다. 싸이월드가 그랬고, 런파이프가 그랬다. 서비스는 우리 생활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스마트’하다는 단어를 ‘사용하기 쉽다’와 동의어로 생각한다는 것.

‘런파파’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약속은 혼자 관리하는 것보다 함께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유익하다고 생각했다”며 “최대한 쉽게 시간과 장소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친구+장소+시간…‘소셜스케줄러’ 시장 연다

사실 ‘소셜스케줄러’는 아직까지 다소 생소한 서비스다. 이제 막 시장에 선을 보인만큼,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담담하게 “지금까지 없었던 서비스니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소셜스케줄러’에 대해서는 4차원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포스퀘어까지가 장소까지 더해진 3차원 서비스라면, 소셜스케줄러는 시간이 더해진 4차원이다.

기존 포털사이트 등 기존 인터넷 서비스는 콘텐츠 생산자와 최종 인터넷 이용자 사이를 연결하는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콘텐츠의 ‘수용자’에 지나지 않았다.

SNS 시대가 열리면서 이용자의 행태도 바뀌었다. 친구와 친구가 연결되는 상황에서 ‘수용자’는 ‘참여자’로 탈바꿈했다. 이제 트위터나 페이스북 이용자는 직접 보고 싶은 정보, 사람을 지정해서 콘텐츠를 접한다. 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콘텐츠 생산에 참여한다.

다음이 포스퀘어로 대표되는 위치기반소셜네트워크서비스(LBSNS)다. 지인 네트워크에 장소가 추가됐다. 이용자는 자신이 간 맛집에 대한 감상을 등록하고, 친구들과 공유한다.

“지금까지가 3차원적인 서비스였다면, 이제는 시간입니다. 지인 네트워크, 장소에 특정 시간까지 결합된 서비스가 올 겁니다. 그것을 ‘소셜스케줄러’란 형태로 구체화시켰습니다. 약속이란 것은 2명 이상의 사람과 특정장소, 특정시간을 공유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토종 SNS, 포털 하위 개념으로 둔 것은 실수”

이 대표는 국내 SNS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내서 SNS를 포털사이트의 하위 개념으로 둔 것은 실수”라고 단언했다.

이용자가 ‘수용자’에서 ‘참여자’로 변모하는 사이, 인터넷 서비스의 주도권을 뺏겼다는 설명이다. 포털사이트 내 검색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했다는 반성이다.

결국, 변화에 적응해야한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국내 SNS 시장 상황을 보면, 우리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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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몽상가’로 표현한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서비스는 ‘비영리적 SNS’다. SNS가 확산되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은 기업의 영리적 목적에 의해 이리저리 서비스가 제한되거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역시 기업이다보니, 영리 추구라는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기업가치가 얼마니 해도 주커버그의, 혹은 페이스북 기업 그 자체의 가치가 그만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가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 한 명 한명의 가치가 모인 것입니다. 결국 곧 비영리법인 등에 의한 SNS가 나올 거예요. 곧 시장의 논리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완전히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지는 SNS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