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 통신공룡들이 몰려온다

일반입력 :2011/02/04 13:51    수정: 2011/02/16 14:02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동통신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진입이 대유행이다. 단순유행이라 치부하기엔 사뭇 진지한 냄새도 풍긴다. 인력과 기술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미래 사업으로 클라우드를 꼽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통신사가 인수했다는 소식이 꾸준히 터져 나온다. 한국도 KT의 넥스알 인수로 첫 사례를 냈다. 최근엔 IT서비스업계의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인력이 대거 통신사로 이동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통사는 통신표준 변경 때마다 사생결단하듯 투자해왔다.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였다. 클라우드 투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4G 이후 통신사의 다음세대로 떠올랐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지난 28일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은 14억달러에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테레마크를 인수했다. 테레마크는 미국 전역에 13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회사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서버 호스팅이 주사업이다.

데이터센터 추가확보와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확대가 인수합병의 이유로 풀이된다.

버라이즌의 클라우드 업체 인수가능성은 애초부터 있었다. 외신은 랙스페이스까지 물망에 올랐다며 흥분했다. 버라이즌 임원들은 그동안 “클라우드 서비스와 버라이즌의 이동통신망은 따로 운영됐던 기업과 개인소비자 대상 서비스를 융합해 더 넓은 생태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 강조해왔다.

한국도 KT와 SK텔레콤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충남 천안시에 소재한 저궤도 위성센터를 리모델링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를 설립했다. 인프라는 범용 하드웨어와 오픈소스 SW로 구축됐다. 데이터 분산처리 기술을 보유한 넥스알 인수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용과 기업용 ‘유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해외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SK텔레콤은 ‘T클라우드’다. 이달 경기도 일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1천500여개의 가상서버 규모의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와 함께 데스크톱 가상화를 제공할 계획이다. VM웨어, 시트릭스 등 검증된 솔루션을 적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6월부터 ‘T 비즈포인트’의 오피스팩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대상의 'T클라우드 비즈‘를 운영중이다. 위치기반 마케팅 분석, 지능형사물통신(M2M) 솔루션, 경영관리, IT자원 통합 등으로 생태계를 넓힌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같은 통신사의 움직임과 관련해 스토리지업체 EMC의 척 홀리스 CTO는 통신사는 클라우드에 있어 매력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며 막대한 양의 네트워크, 정보통신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노하우,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과금 노하우 등이 그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대규모 가입자를 관리할 능력과 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서비스 API들을 제공해 데이터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통신사의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동은 전략적 동기인 셈이다.

척 홀리스 CTO는 IT가 빠르게 서비스형 영역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이동중“이라며 ”통신사의 클라우드 업체 인수는 이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신사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첫째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매니지먼트 기술이다. 클라우드는 어느 한 부분만 잘못돼도 모든 서비스가 엉킬 수 있다. 효과적인 관리는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만큼 클라우드는 정밀한 매니지먼트 기술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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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사후조치에 익숙한 통신사가 사전대응능력을 보유했는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클라우드 관리(SLA)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클라우드를 이동통신과 결합하기 위한 새로운 라우팅 기술에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올 한해 통신사의 클라우드 업체 인수가 이어질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