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판 애플코드 통했나

일반입력 :2011/02/04 14:53

오라클이 지난해 출시한 DW 어플라이언스 '엑사데이터'를 도입한 기업의 반응이 공개돼 주목된다. 성능과 가격 등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평이다.

한국오라클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광훼미리마트의 엑사데이터X2 데이터베이스 머신 도입사례를 발표했다. 사례 발표에 나선 임영석 보광훼미리마트 정보시스템본부 시스템기획팀장은 “성능이나 가격면에서 엑사데이터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가격과 성능 모두 선택의 여지 없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오라클 엑사데이터를 도입해 수발주 시스템을 재개발했다. 이과정에서 기존 50분 걸렸던 90만 건의 마감 트랜잭션 처리시간이 8분으로 단축됐다. 시간대별, 요일별 매출 분석 등 대규모 데이터 분석도 5분에서 30초로 줄었다.

훼미리마트에서 도입한 '엑사데이터 X2-8'은 인텔의 8코어 서버 프로세서 2대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스토리지 용량은 22.5TB다. 40기가비트 인피니밴드로 데이터 대역폭 병목 현상을 해결했다. DB 안정성은 RAC로 대체했다.

임영석 팀장은 “발주마감 시간 단축으로 오류 체크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재마감에 대한 부담이 감소했다”라며 “예전에는 잘못 입력된 것들을 확인하고 재수정하는 데 시간여유가 없었지만 8분으로 줄면서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격도 매력적이었다. 각 벤더 별로 서버, 스토리지 등을 따로 구매한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는 것이다. 당초 예산보다 1억원 가량 절감했다고 임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처음 예상했던 가격보다 더 싼데다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도 쌌다”라며 “리눅스와 엑사데이터를 같이 묶어 판매하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한국오라클이 DW 사업을 키우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서버 코어당 라이선스도 0.25로 대폭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다.

보광훼미리마트는 향후 데이터 분석에도 엑사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분석용 DB를 별도 구축·운영하려던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임 팀장은 “4월 오픈 예정인 데이터 분석솔루션 OLAP에서 엑사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썬 합병효과, DW 어플라이언스로 증명?

현재 DW 어플라이언스 시장은 IBM, EMC, 테라데이타 등이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HP도 MS와 협력해 어플라이언스 시장에서 활동중이다.

오라클은 지난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독자 DW 어플라언스 개발에 나섰다. 이전까지 긴밀히 협력했던 HP와도 거리를 뒀다. 썬 합병 발표 후 오라클은 6개월만에 엑사데이터 X2를 출시했다.

오라클은 이들에 비해 후발주자라 할 수 있다. DB에 비해 DW에선 라이선스 파워를 행사할 만큼 영향력을 보유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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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금융권이 잇따라 오라클 엑사데이터를 채택하면서 빠르게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오라클이 시장안착을 위해 어플라이언스 가격을 낮추고 있다.

임영석 팀장은 “한번 쓰고 나니 다른 회사 제품은 못 쓰겠다”라며 “HP가 걱정될 정도”라고 언급했다. 가격과 성능 모두 기존 업체들을 위협할만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라클의 공세가 경쟁사의 가격 인하 바람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