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 실적 잔치에 주가는 흔들, 왜?

일반입력 :2011/01/31 09:07    수정: 2011/01/31 10:47

김태정 기자

“실적잔치에 주가가 빠져서...”

KT와 SK텔레콤이 준수한 지난해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다. 요금인하와 마케팅 과당 경쟁 등의 악재가 냉담한 증권가 평가로 이어진 결과다.

KT는 지난 28일 매출 20조3천335억원, 영업이익 2조533억원의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각각 6.7%, 117.2% 늘어난 결과로, 영업이익 2조 시대를 연 것이다. .

스마트폰 인기에 따른 무선 데이터 수요 증가가 큰 힘이 됐고, 올해 전망도 밝다며 KT는 고무됐지만 반대로 주가는 떨어졌다.

이날 KT 주가는 전일 대비 0.24% 떨어진 4만2천150원으로 마감했다. 4만5천원대였던 연초 대비 약 7.4% 떨어진 결과다. 지난해 말 4만9천원을 잠시 넘긴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2조4천600억원, 영업이익 2조3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 줄었지만 매출과 순익이 오르며 선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T 아이폰 공세 가운데 이동통신 점유율 50.6%를 지킨 것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25일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고, 전날과 같은 16만8천원으로 마감했다. 이 후에도 하락세를 이어와 28일 16만6천5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까지 18만원을 넘겼었기에 우려가 적잖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모처럼 흑자전환 한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역시 주가가 빠지면서 SK텔레콤의 고민은 더 커졌다.

업계는 이 같은 통신사 주가하락 이유로 ‘요금인하 압박’을 우선 제시한다. 현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서 ‘통신비 인하’가 단골이기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의 무료 음성통화를 확대하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향력이 이통사들이 지난해 시행한 초당과금제 못잖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게다가 재판매사업자(MVNO)가 시장에 진입하면 통신요금 인하경쟁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MVNO를 통해 통신요금을 크게 내리겠다는 것이 방통위의 방침이다.

이통사들이 미래 수익원으로 제시한 클라우드컴퓨팅, N스크린 등 신기술들은 이제 시작 단계여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다만, 스마트폰 이용자 확대에 따른 무선 데이터 매출 증가로 인해 주가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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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비를 비롯한 기타비용 지출로 인해 이익개선 폭 속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는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 효과가 수익성에도 점차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T에 대해서는 “다소 부진했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다”며 “추가적인 주가하락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