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인터넷-SMS ‘원천차단’

일반입력 :2011/01/28 09:48    수정: 2011/01/30 16:56

정윤희 기자

튀니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불길이 아랍권과 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있다. 이집트와 예멘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3일째에 이어지면서, 정부가 국민들의 인터넷, 휴대폰 문자메시지 사용을 차단하고 나섰다. 무바라크 정권은 지난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 사건 후 군부 지지를 등에 업고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해왔다.

이집트 당국은 시위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트위터를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차단한 후 구글, 페이스북을 26일 차단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7일에는 아예 이집트 전체의 인터넷 접속을 막아버렸다. 유선으로 트위터에 우회 접속한 이집트 트위터리안들은 “정부가 모든 인터넷을 차단했다”며 “이집트는 현재 ‘블랙홀’ 상태”라고 성토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블랙베리 휴대폰을 이용한 서비스와 문자메시지(SMS)도 차단됐다. 시위대들이 뉴스를 SMS로 전하며 서로를 격려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CNN의 벤 웨드먼은 “인터넷에 모바일까지, 다음은 무엇을 차단할 텐가?”라며 “이집트 정부가 바깥세상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시위로 인해 시위대 7명이 숨지고 약 1천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현 정부는 모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체포 및 해산 작전을 펼치는 중이다. 이에, 시위를 주도하는 청년단체 ‘4월 6일 운동’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화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비는 주말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변의 위협으로 오스트리아에 머물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 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급히 귀국해 시위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이집트 민주화를 이끄는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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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귀국길에 “정부에서 물리력을 행사하면 심각한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나는 국민들과 함께 그곳(시위 현장에)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에서는 수도 사나에서 시위대 1만6천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30년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예멘은 석유자원, 수자원 고갈과 높은 실업률로 인해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