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LTE가 대세?…와이브로는

일반입력 :2011/01/27 12:10    수정: 2011/01/27 18:25

4G 이동통신 기술로 LTE(Long Term Evolution)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와이브로(Wibro)의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돼 세계 최초 3G 상용화, 국제표준 채택이 이뤄졌다며 정부가 활성화에 팔을 걷었던 지난 2~3년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올 상반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4G 표준으로 와이브로와 LTE를 모두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 세계 IT산업에서 선도적 입지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LTE에 집중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은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방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이동통신시장에 기득권이 없는 신규사업자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방통위는 와이브로 활성화 방안으로 신규사업자의 진입여건 조성, 주파수 대역폭 변경, MVNO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3대 정책방향과 8대 과제를 발표했다. 아울러 신규사업자의 망 구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로밍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LTE 투자 ‘초고속’…와이브로 ‘거북이’

방통위는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사업계획 대비 이행률이 각각 86%, 80%라고 밝혔다. 인구기준으로는 각각 59.7%, 71.7%다. 양사 모두 서울과 수도권 등 인구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소극적 투자에 그쳤다는 얘기다.

심지어 SK텔레콤은 방통위의 허가조건 이행평가에서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통합중계기 투자를 와이브로 투자비로 인정해 달라는 요청까지 했으나, 당시 방통위는 이를 50%만 인정키도 했다. 일단, KT는 3W(WCDMA+Wibro+Wi-Fi) 전략에 따라 올 3월까지 전국 82개시로 와이브로 커버리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09년 쇼옴니아 출시 이후 와이브로 휴대폰을 내놓지 않고 있고 노트북·공유기 외에 지원 단말이 없어 서비스 활성화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방통위는 휴대폰의 와이브로 음성서비스에 010 식별번호 사용까지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에 소극적인 반면 LTE에는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와 같이 LTE용으로 주파수(900·800MHz)를 신규 할당을 받지 않았음에도 기존 800MHz를 이용해 올 하반기 서울부터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로, 2013년에는 전국 82개 도시로 확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006년 6월 와이브로 상용화 이후 4년 반이 지났음에도 가입자·커버리지 확대에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26일 LTE 교환 장비 업체로 삼성전자·LG에릭슨, 기지국 장비로 삼성전자·LG에릭슨·노키아지멘스를 각각 선정했다.

LTE가 와이브로보다 우수해?

와이브로가 최근 푸대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LTE에 대한 입장 변화다. 와이브로에 비해 WCDMA를 기반으로 발전된 기술인 LTE가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이동통신시장의 70~80%를 차지한다는 입지가 반영된 탓이다.

때문에 방통위는 26일 한국전자통신연구에서 열린 ‘4세대 이동통신 시스템’ 시연회에서 1995년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2005 와이브로 개발 등의 업적을 내세우면서도 LTE-Advanced 기술 개발로 차세대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발표했다.

방통위가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전담반으로 와이브로팀을 별도 조직해 운영해 오고 있는 모습과 상충된다.

같은 날 LTE 장비 업체를 선정한 SK텔레콤도 버라이존, AT&T, NTT도코모, 보다폰, 텔레포니카 등 세계 주요국의 1위 통신사들이 차세대 통신망으로 LTE를 대거 채택하고 있다며, 올해 1월 현재 LTE 상용화를 고려하거나 구축 중인 국가는 70개국 180개 사업자에 이른다고 LTE 투자의 당위성을 설명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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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와이맥스를 모태로 한 와이브로 역시 전 세계적으로 140여개국에서 상용화나 구축을 고려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상용화 시기 역시 4세대 LTE 기술이 일러야 2013년 상용화가 가능한 반면, 4세대 와이브로(802.16m)는 내년이면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3G 사업권을 반납한 LG유플러스의 경우 와이브로 사업권도 없고 향후 단말·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LTE의 조기구축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와이브로 사업 의지가 없는 SK텔레콤과 KT보다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으로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