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에 김연아 악마가면…누리꾼 분노

일반입력 :2011/01/26 11:06    수정: 2011/01/27 08:53

정윤희 기자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일본응원단이 들고 나온 응원도구에 누리꾼의 분노가 폭발했다. 한국비하가 도를 넘었다는 이유다.

일본응원단은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 한일전에서 욱일승천기, 김연아 악마가면 등을 들고 나왔다.

욱일승천기는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일본 국기의 빨간 동그라미 주위에 붉은 햇살을 그린 깃발이다. 주로 일본 극우 집단이 야스쿠니 신사 등에서 행진하거나 시위를 할 때 사용한다.

김연아 악마가면은 김연아 선수의 얼굴 사진을 오려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렸던 친선경기에도 등장한 해당 가면은 악마를 연상시키는 빨간 뿔이 달려있으며 눈 부분이 뚫려있다.

누리꾼들은 해당 가면이 일본 전통 놀이 이시마타라를 따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시마타라는 싫어하는 사람이나 악당의 모습을 가면으로 만들어 쓰고 서로에게 욕하면 바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누리꾼들은 “일본의 한국비하가 도를 넘었다”, “한국에 대한 국가적 모독이다”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숭이 세리머니로 논란에 휩싸인 기성용도 세리머니의 이유로 욱일승천기를 꼽았다. 전반 PK골을 넣은 기성용은 원숭이를 흉내내는 세리머니를 펼쳐 “인종차별적 세리머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경기에서 부끄럽다” 등의 비난과 “잘못은 욱일승천기를 들고 나온 일본에 있다”는 옹호를 동시에 받았다.

원숭이는 흔히 일본인을 비하할 때 쓰는 경우가 많다. 인종차별 반대를 표명한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유럽 축구에서 원숭이 흉내를 낼 경우 엄중 경고하고 있다.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선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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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선수의 트윗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기성용의 심정이 이해간다”, “일본 관중들이 먼저 잘못했다”, “독일과 폴란드 경기에서 나치 깃발을 흔든 셈”, “속이 시원하다”, “기성용을 깔(욕할) 일이 아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아시안컵 4강 한일전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2대 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0대 3으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