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아프고, 아이폰 후폭풍

일반입력 :2011/01/18 09:47    수정: 2011/01/18 13:06

김태정 기자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병가가 차기 아이폰·아이패드 출시 전략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터졌다.

애플이 잡스 없이 4월에 아이패드2, 6월에 아이폰5 출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지 여부에 대한 물음표인데, 세계적 관심이 비상하다.

잡스에 대한 애플의 의존도는 절대적. 애플은 역대 기업 중 CEO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고 경제전문지 포춘의 분석한다. 잡스가 그동안 병가를 낼 때마다 애플 주가가 추락한 이유다.

■잡스 없는 애플 못 믿어? 220억달러 증발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잡스의 병가 소식이 나오자 독일 프랑크푸르트장에서 애플 주가는 7% 급락, 시가총액 220억달러가 증발했다. 애플 주주들이 아이폰·아이패드의 미래를 불안하게 봤다는 분석이다.

브라이언 마셜 글리쳐앤드코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가는 일단 주당 300달러 선에 머물 것”이라며 “이는 현재 주가가 15% 가량 추락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페레그크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잡스의 병가기간이 어느 정도 될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기에 관련 이슈가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애플 팬들과 투자자, 전 세계 이통사들은 잡스의 건강 상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당사자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국내 이통사·제조사들도 잡스 병가에 보내는 관심이 지대하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격전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애플의 ‘재채기’는 메가톤급 변수라는 분석이다. 아이폰4와 아이패드는 이미 인기가 하락세여서 더 그렇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이 잡스가 없어도 제품 전략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지만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르는 변수가 의식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다른 해외 이통사들 역시 복잡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위기에 익숙한 강자

애플은 일단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구원투수로 올렸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의 추격에 맞서 아이폰·아이패드 성공을 재현해야 할 임무가 떨어졌다.

쿡은 지난 2009년 잡스가 간이식수술로 인해 자리를 비웠을 때 회사 운영을 무난하게 맡았지만 존재감은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후 잡스 부재시마다 떨어진 애플 주가가 이를 방증한다. 게다가 쿡의 영입을 추진해 온 모토로라와 델이 이번 기회(?)에 다시 스카웃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애플 주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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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병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석도 많다. 잡스가 병가 중에도 CEO 역할을 할 예정이며, 팬들의 충성도도 높다는데서 나온 희망적 메시지다. 애플이 비슷한 상황을 이미 여러 번 겪었다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이다.

잡스는 17일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요양 휴가를 떠난다고 밝혔지만, 기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전에 앓았던 췌장암 등에 대한 재발 여부도 함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