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엄습한 아이패드2 딜레마

일반입력 :2011/01/10 09:11    수정: 2011/01/10 16:52

김태정 기자

‘애플아 참아줘?’

차세대 아이패드 출시 임박설이 잇따르면서 KT가 고민에 빠졌다. 현재 아이패드에 대한 ‘구형’ 이미지가 확산되는 탓이다.

10일 해외 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패드2를 오는 3~4월경 출시한다는 ‘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분위기다.

씨넷과 블룸버그, 로이터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대만 폭스콘이 내달 아이패드2 초기 물량 6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듀얼코어 탑재 준비까지 마친 상황이다. 가로 186mm, 세로 238mm 크기에 앞뒷면에 카메라를 장착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아이패드2 출시 임박설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졌고, 올 들어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더했다. 루머를 배제해도 1년 주기로 후속제품을 발표하는 애플의 전략상 아이패드2가 곧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아이패드를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KT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아이패드2’가 ‘아이패드’ 구매 수요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KT 내부에서도 ‘아이패드’의 적은 ‘갤럭시탭’보다 ‘아이패드2’라는 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제조사 제품에 관심이 없는(?) 애플팬들 중에도 아이패드2 때문에 아이패드 구매를 참았다는 이들이 적잖다. SK텔레콤과의 태블릿 시장 초기 주도권 다툼이 한창인 KT에게는 달갑지 않은 장면들이다.

딕닥컴 창업자인 케빈 로즈는 “아이패드 구입을 생각하고 있다면 당분간 참는 것이 좋다”며 “애플이 이르면 내달쯤 아이패드2 관련 사항을 어느 정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아이패드의 예약이 아닌 실제 판매량은 한 달여 간 10만대 안팎으로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주 전부터 예약 없이 구매가 가능해졌고, KT는 정확한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는 3만2천여명의 전 직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한다고 9일 발표했다. 아이패드2 출시 임박설 때문에 꼭 반갑지만은 않다는 직원들도 눈에 띈다.

KT 관계자는 “인터넷 상에서 워드·차트 등을 쓰게 하는 것이 모바일 오피스가 목적이기에 기기가 구형이라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아이패드2 에 대한 사항은 아직 구체적인 것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아이패드2의 흥행이 KT를 띄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변수가 산적하다. 아이패드2가 미국에 나와도 한국 상륙 시점은 불확실하며, 삼성전자와 리서치인모션 등의 신제품이 출격 대기 중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아이패드 출시를 계속해서 검토 중인 것도 업계가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