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살인 부른 게임 중독” 시청자 공방 가열

일반입력 :2011/01/07 12:56    수정: 2011/01/07 17:48

전하나 기자

지난 5일 방영된 ‘살인을 부른 게임중독, 누구의 책임인가’ 방송분으로 인해 KBS 2TV 추적60분 시청자 게시판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실명을 밝히며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에 나선 시청자들이 게임중독을 공론화하길 잘했다는 입장과 공정치 않은 보도였다는 입장으로 맞붙었다.

논란의 중점은 임상연구를 진행해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의 뇌와 마약중독자들의 뇌를 직접 빗댄 방송 내용에 있다. 추적60분은 전문가의 말을 빌어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뇌가 “극단적으로 말해 사람을 죽여도 반성하지 못하는 뇌로 변한다”고 보도했다. 게임 과몰입 상태에 있는 아이들의 전두엽 피질에 이상증세가 보였다는 분석이다.

현재 추적60분의 시청자 게시판은 이를 놓고 공방이 가열차다. 일부 시청자들은 “게임 폭력성과 중독성 뿐만 아니라 사행성도 보도하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온라인 게임에 대한 요점을 분명히 봐야 한다”며 “게임을 하는 것은 스스로가 결정하지만 그 선택을 유발하는 것은 게임회사에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게시판은 편파 보도였다는 대부분의 의견으로 뒤덮힌 상태다. 한 시청자는 “정말 게임 중독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송을 제작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게임중독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이 결여된 보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구체적으로 ▲게임중독의 책임이 게임회사에 있다는 내용의 전제로 제시한 사례(미국인 남성 리니지2 중독 소송)의 적절성 ▲인터뷰를 업계가 아닌 행정 기관에 초점을 맞춘 점 ▲칼이나 총이 등장하는 화면을 위해 일인칭슈팅(FPS)게임을 노출한 것 등을 들며 “게임을 악이라고 정해놓고 플롯(줄거리)을 짠 것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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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게임중독을 왜 여성부에 물어봐야 하나” “게임하는 사람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인가”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살인미수죄에 해당하냐” 등의 시청자 의견이 줄이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여성가족부가 게임물 직접 규제를 선언하고 법안 추진에 앞서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생각된다”며 “추적60분이 게임을 마약으로 빗대 보도한 것은 게임업계 종사자를 마약거래상으로 치부한 것과 다를바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