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1]최지성 삼성, "세계 최초 2천억달러 달성"

일반입력 :2011/01/06 16:06    수정: 2011/01/06 17:08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기자

수년내에 전세계 전자 업체 최초로 매출 2천억달러를 달성하겠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트리 클럽 하우스에서 열린 리셉션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 예상 매출액은 150조원으로 예상된다. 2천억달러(한화 약 246조원)에 100조 가량 못 미치는 수치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 4천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데 이어 수년안에 2천억 달러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부회장은 올해 전자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존 사업의 재편 등 급격한 전화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특히 향후 5년간 IT산업은 변화의 분기점이 되는 요인들이 집중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매번 삼성의 공식적인 자리마다 나오는 위기론에 대해서도 최 부회장은 빼놓지 않았다. 10년안에 현재 삼성을 대표하는 산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수 있다며 시대를 대표할 삼성다운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전자업계 1위로서 창조적 리더 역할을 본격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간접화법으로 솔직담백한 답변

이날 리셉션에는 최 부회장과 기자들간의 자유로운 질의 응답이 이뤄졌다. 최 부회장은 다소 날카롭고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도 특유의 간접화법으로 유연하고 솔직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삼성전자가 동반성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면서도 이면에서는 중소기업 인력을 지나치게 흡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최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년전부터 강조했던 부분이 동반성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제조 산업의 특성상 중소기업 없이는 삼성전자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해외 벤처업계의 생태계를 보면 유명한 벤처기업의 좋은 아이디어를 거액을 주고 구입해 이를 키우는 것은 대기업의 몫이었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지 않는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 한 기업의 생존을 다툴만한 인재를 빼오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가라는 뼈아픈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은 안그래도 지난해 야단을 많이 맞았다며 그동안 핵심 기술을 확보해 제조를 잘하면 되는 시대가 가고 제품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솔직하게 답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우리 제품의 디자인도 많이 좋아져 상당한 숫자의 제품이 CES서 혁신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가야할 길이 명확하기에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수장다운 해박한 기술지식 '과시'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 수장 답게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해박함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답변을 각 사업부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답한 것. 더욱이 전문가 못지 않은 해박한 식견을 가지고 어려운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내놨다.

우선 3D TV분야에서 경쟁사에서 선보인 FPR 방식이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 최 부회장은 지난 99년에 최초로 시작한 디스플레이 논쟁은 DLP와 LCD, 플라즈마, LED 등으로 넘어오면서 계속되고 있다며 기술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무안경 3D TV가 나오면 이러한 논쟁은 시간이 지나면 부질없게 된다고 말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무안경 3D TV 개발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지만 쓸만한 수준으로 만들때까지 몇 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에게 과잉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않고 현재 3D TV를 구입할 소비자들을 배려해 않도록 섣부른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ES2011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최 부회장은 워낙에 많은 세트 사업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어느 것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면서도 올해 스마트 라이프를 제시한 만큼 각 기기나 콘텐츠간의 연결(connected) 기술을 꼽았다.

■기술 분야 중심 인수합병 가속화할 것

최 부회장은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지난해 8월부터 경영계획을 세우기 위해 조사한 결과 일단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반도체 및 D램 가격이 크게 하락했지만 반대로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보름동안 20%이상 오르기도 했다며 시장전망치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0년후 삼성전자가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10년전 CRT 브라운관 TV를 만들면서도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현재는 거듭된 진보 끝에 LED TV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오늘 있는 제품이 10년후에도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부회장은 올해 말만 되더라도 고전적인 의미의 LCD TV는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옳은 선택을 해온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올해 인수합병 전략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현재 하고 있는 영역이 넓은 만큼 많은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잘하는 파트너와 동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로 기술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이 있겠지만 몸값이 비싼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발표한 신수종 사업 5종과 관련해서 그는 기존 산업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국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산업을 우리가 새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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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그는 가령 의료기기의 경우 진단기기 시장이 연간 450억 달러, 영상 진단기기 시장이 400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반도체는 D램과 합쳐도 500억불에 불과하다며 점점 노령화되는 추세와 건강 관련 기기 수요가 늘어갈 것을 대비해 디지털 기술력을 접목해 더욱 성능좋고 저렴한 기기를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전자산업은 스마트, 모바일, 클라우드 등 경쟁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기존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며 이는 삼성전자에게 핵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또 한번의 도약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기자bong@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