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전망]크롬OS 데뷔…데스크톱 시장 '폭풍속으로'

일반입력 :2011/01/20 09:31

구글은 지난해말 PC 운영체제(OS) '크롬OS'와 웹 애플리케이션 장터 '크롬 웹스토어'를 일반에 공개했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가 점령한 업무용 PC 시장에 별도 크롬OS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기술 등을 결합한 크롬OS를 기업 시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기업용 크롬OS가 나온다면?

구글이 크롬OS 보안 기능과 비용 문제를 강조해온 만큼, 기업용 크롬OS 시나리오는 나름 설득력을 지닌다.지난해 1월초 지디넷 아시아는 구글이 싱가포르에서 크롬OS 넷북이 우선 중견중소기업(SMB) 고객들에게 채택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3월 미국 지디넷도 구글이 크롬OS를 기업환경에 적합한 보안과 강화된 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춰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구글은 지난 2009년말 크롬OS를 소개할 때부터 자동 업데이트, 메모리에서 실행중인 웹 애플리케이션 보호 기능, 유해 웹사이트 경고 등 보안 기능을 강조해왔다. 사용자가 웹과 시스템 사용중 마주칠 보안 위협과 유해 소프트웨어의 접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시제품으로 나온 크롬OS 넷북은 개인 계정 정보를 보호하고 여러 사람이 단말기를 쓸 수 있도록 '게스트 모드'를 지원한다.

그러나 당시 IT미디어 더넥스트웹은 크롬OS를 도입하기 적절한 기업 환경을 찾기 어렵다고 평했다. 보안이 튼튼하다고 해도 웹 애플리케이션만 써야 하는 크롬OS 설계구조상 현업 환경에 도입하긴 마땅찮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크롬OS가 빠른 부팅과 입출력을 위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채택했지만, 윈도나 리눅스처럼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진 않는다. 설치 기반 프로그램에 특화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은 기업 사용자 입장에서 치명적인 문제로 비칠 수 있다.

이미 일반적인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솔루션은 이미 대체 가능한 웹기반 서비스와 웹 애플리케이션이 다수 존재한다. 이를 사용하는 기업사용자들이라면 크롬OS를 한결 쉽게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문서툴 '구글 독스', 협업을 위한 '그룹스'와 '앱스',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위한 '구글 앱 엔진(GA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전문업체 세일즈포스닷컴과 제휴한 서비스 등은 여러 기업 고객들을 확보한 상태다.

사실 기존 웹기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은 MS 윈도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해 장점이 되기 어렵다. 크롬OS는 '웹 기능만' 쓸 수 있는 반면, 기존 데스크톱OS 환경에서는 다른 일도 할 수 있고 '웹 기능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MS가 바로 이같은 크롬OS의 한계를 비웃듯, SaaS와 기존 소프트웨어를 끊김 없이 결합해 제공한다는 취지의 클라우드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 '소프트웨어 플러스 서비스(S+S)' 아이디어였다.

■윈도SW 지원·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공급이 관건

따라서 크롬OS가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본격 지원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크롬OS 공개를 전후해 구글이 MS 윈도를 의식한 분위기도 한 몫 했다.

구글은 최근 기업 사용자들이 기존에 써온 윈도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기능 '크로모팅'을 개발중이라고 실토(?)했다. 웹기반 원격데스크톱 서비스 '고투마이PC'나 윈도에 내장된 '원격 데스크톱 연결(RDC)'와 비슷한 기술로 알려졌다.

외부 업체도 크롬OS에서 윈도용 프로그램을 사용케하는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가상화 기술업체 시트릭스시스템스가 지난해말 소개한 '크롬 노트북용 시트릭스리시버'도 있다. 국산 원격지원 솔루션 업체 알서포트에서도 크롬OS에서 쓸 수 있는 HTML5기반 원격 데스크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시트릭스리시버는 이번 상반기중 크롬 웹스토어에서 쓸 수 있게 되며 알서포트 역시 개발중인 기술을 웹스토어에 올릴지 고려중이다.

크롬 웹스토어는 이처럼 크롬OS를 위한 웹 애플리케이션들이 집결하는 장소로 설계됐다. 구글 서비스만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외부 업체들이 기존 기업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범용 웹서비스도 찾아볼 수 있다. 구글이 기업 사용자를 위한 웹스토어 전략을 별도로 꾸려나갈 것인지 기대된다.

이미 외신들은 지난해말 크롬 웹스토어에 올라온 솔루션 가운데 중견중소기업(SMB)이나 일반 비즈니스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골라 소개하기도 했다.

■'견제'냐 '무시'냐…MS 차기 윈도 전략은?

크롬OS PC가 시장에 풀리는 시점에는 현재 출시 2년이 돼가는 윈도7이 아니라 차세대 윈도와 경쟁하게 된다. 이 경우 MS가 윈도 차기작을 통해 기업 OS시장을 넘보는 크롬OS를 견제하려 할 지, 그러거나 말거나 꾸준히 성장해온 콘솔 플랫폼 부문을 클라우드와 연계해 윈도 사업을 확장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MS는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2011)에서 한창 개발중인 차세대 윈도가 ARM 기반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전까지는 기능을 축소한 임베디드용 윈도만 ARM 기반에서 돌릴 수 있었다. 차세대 윈도는 x86 프로세서를 쓰는 PC 버전과 동일한 기능을 ARM 기반 단말기에서도 제공할 것이라는 얘기다. 윈도와의 기능 격차가 크지만, 크롬OS도 x86과 ARM 프로세서를 모두 지원한다.

MS는 여전히 차세대 윈도 세부 기능에 대해 거의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중반에 접어들면서 MS가 개발중인 차세대 OS를 설명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외부에 공개돼 관심을 모았을 뿐이다. 한때 CES2011에서 크롬 웹스토어와 유사한 웹기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공개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차세대 윈도는 모바일 기기처럼 빠른 부팅, 얼굴 인식 로그인, 향상된 디스플레이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네덜란드 MS 지사는 클라우드와의 통합을 강조하고,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윈도 스토어' 등장도 예고했다. 모바일기기처럼 빠른 부팅과 OS 전용 앱스토어, 클라우드와의 통합 강조는 크롬OS와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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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윈도는 기업시장이 아니라 PC게임 이용자 환경에 특화한 기능에 개발을 주력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MS가 윈도 비스타 버전부터 '게임 탐색기' 등 게임 이용자들에게 특화된 기능을 내장해왔고, 향후 윈도OS에 특화시켜 선보일 소프트웨어 장터는 X박스360용 게임을 즐기거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서비스 '게임스 포 윈도 라이브'같은 사업모델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