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0]IT서비스 업계의 사활건 변신 프로젝트

일반입력 :2010/12/30 09:24

올해 IT서비스업계도 아이폰 충격파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모든 IT분야와 연관되는 산업인 만큼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과거엔 신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해 수요를 이끌어냈다면 이젠 시장수요가 기술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조금만 뒤처지면 시장에 끌려다니다 좌초할 수도 있는 상태다. 미래와 현재에 대한 대응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IT서비스의 숙제…“디바이스를 주목하라”

IT서비스가 아이폰에게 받은 충격은 단말기였다. 기업업무혁신,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에서 모바일 디바이스가 새롭게 주목받았다. 그룹웨어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시키고, 업무환경을 모바일 오피스에 맞춰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보이지 않는 시스템 구축에 익숙했던 IT서비스도 밖으로 드러나는 디바이스, 스크린에 주목해야 했다. 최적화란 이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 예로 모바일 오피스가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그룹웨어를 단순히 모바일로 옮기는 것뿐 아니라 디바이스에 맞춘 최적화를 필요로 한다. 화면의 크기, 디바이스의 성능 등에 기존 ERP, CRM 등을 다시 짜맞추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종류도 고객사의 환경에 따라 종류와 성격도 다양해졌다. 회사의 업종, 근무환경에 맞춰 프라이빗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요구가 늘어난 것이다. 결국 기존 인력과 역량만으로 이같은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IT서비스 회사들은 모바일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모바일 사업에 맞춰 개발인력을 재배치하고, 신규인력 영입과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내 IT서비스업체 건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IT 환경의 변화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박했기 때문에, 곳곳에서 엇박자를 냈다. 협력사의 역량이 IT서비스업체와 맞지 않는 부분이 컸다.

어느 IT서비스업체는 금융회사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일부 협력사와 마찰을 빚어 관련 사업 전반에 위기를 겪었을 정도다.

야심찼던 ‘클라우드’, 통신사업자 등장에 ‘전전긍긍’

IT서비스회사는 수년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솔루션, 데스크톱 가상화(VDI) 등에 적지 않은 투자를 감행했다.

올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IT서비스 회사의 독무대가 아니었다. 통신사들이 기업시장을 노크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시장을 통신사들이 대대적으로 공략한 한해였다”라며 “사업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져 IT서비스회사의 입지가 애매해졌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3사는 IT서비스회사에게 거대 고객이다. 계열사 관계까지 겹친 ‘절대갑(甲)’인 만큼 입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 자칫 하청에 머물러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통신사의 경쟁력은 광범위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자본력이다. 전반적인 규모에서 IT서비스업체는 경쟁하기 어렵다. 내년 본격적으로 시작될 기업용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통신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나온다.

IT서비스회사가 열세에 처한 것은 아니다. 수년간 축적한 솔루션과 경험이 IT서비스회사의 무기다. 단말기와 통신사에 종속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통신사가 갖지 못한 영업적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

IT서비스업계 한 임원은 “통신사는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요구사항에 세부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론 경쟁으로 보이더라도 장기적으론 각자의 장점을 결합하기 위한 대등한 협력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