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 의료계 헌신, 무료 앱으로 꽃피다

일반입력 :2010/12/14 11:43    수정: 2010/12/14 20:10

서영준 기자

“오직 의사와 환자만 생각해 무료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신승건 메디컬라이즈 대표는 “상업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의사와 환자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첫 말을 꺼냈다.

신승건 대표는 막대한 광고 마케팅 비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개원의를 위해 무료 앱을 제작해 최근 선보였다. ‘의료계 주인은 의사와 환자’라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에서 시작된 개발이었다.

“중소 개원의들이 병원을 운영하려면 의외로 많은 비용이 필요한데, 특히 병원을 환자에게 알리는 홍보나 마케팅 비용이 가장 많이 듭니다. 현상 유지에도 벅찬 의사들이 병원 경영에만 신경 쓰다 보면 환자 진료에는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 거죠.”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메디컬라이즈는 무료 앱 개발해 배포 중이다. 사업 초기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의사들도 지금은 메디컬라이즈에 앱 개발을 의뢰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 대표가 말한 앱에는 간단한 증상문의에서부터 상담, 진료예약까지 할 수 있으며, 모바일 기기의 특성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1대1 상담이 가능해 의사와 환자를 더욱 끈끈하게 연결 시켜준다.

“현재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무료로 배포되는 메디컬라이즈의 앱들은 병원관련 앱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90% 이상의 앱들을 메디컬라이즈의 작품으로 채울 계획입니다.”

더 많은 수의 환자들이 손쉽게 의사들과 만날 수 있도록 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 이용자수가 훨씬 많은 아이폰용 앱 제작은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아이폰의 중국 공장 폭스콘 자살률이 사회문제시 되자 애플 측에선 중국의 평균 자살률보다는 낮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습니다. 의사로서 생명을 경시하는 것을 보고 아이폰용 앱 개발 계획을 철회한 적이 있죠.”

무료 앱 개발의 취지가 당초 공익적 차원에서 출발했던 만큼 의사로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아이폰 이용자들의 요청으로 최근엔 아이폰용 앱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을 통해 메디컬라이즈의 앱들이 배포되면서 하루에도 의사면허증을 보내 앱 개발을 문의하는 의사들이 50명이 넘습니다. 앱 개발자들도 우리 사업의 취지를 이해하고 함께 하고 싶다는 문의를 주고 계시죠.”

1년 전 뜻이 맞는 의사 5명이 모여 사업을 시작했던 메디컬라이즈이지만 지금은 의사 회원만 1천여 명이 넘는다. 또한 앱 개발 실력에 자신 있는 개발자들도 메디컬라이즈 사업의 공익적 측면에 공감해 앱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를 보완하며 즐겁게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신승건 대표는 “앞으로도 메디컬라이즈는 마케팅과 수익창출에만 치중하는 회사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면서 “오직 의사와 환자만을 생각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