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팔로워'…기업 트위터 ‘몸살’

일반입력 :2010/12/14 10:38    수정: 2010/12/14 10:42

김태정 기자

‘죄송합니다, 기다려주세요, 근데 심하시네요!’

휴대폰 업계 트위터에 원색적 비난 글이 도를 넘어섰다. 기업들이 홍보창구로 내세운 트위터에 ‘안티팬(?)’이 몰리면서 몸살에 걸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관련 주요 기업들은 트위터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팔로워’ 증가가 무섭다는 말도 들린다.

반말과 욕설, 인신공격 등 ‘기본’을 어긴 글들이 쉽게 눈에 띈다. 이른바 ‘막장 팔로워’들이 주인공이다.

■표현명 KT 사장 “트윗에도 예의가 있지요”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의 트위터가 대표적 진통 사례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KT의 모바일 전략을 총괄하는 표 사장에게 각종 문의가 넘쳐나면서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는 것.

지난 12일 한 이용자는 표 사장 트위터에 욕설을 섞은 폭언을 마구 퍼부었다. 본인 질문에 대한 표 사장의 대답이 늦었다는 것이 이유다.이에 대해 표 사장은 “트윗에도 기본적인 예의가 있지요. 좀 심하시네요”라는 답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사장이라고 모든 내용을 다 알지는 못해요”라며 “제가 잘 모르거나 미확정 사항은 말씀드리고 싶어도 불가능하죠”라고 설명했다.

표 사장은 아이폰4 배송 지연과 아이패드 출시 연기 등의 사건으로도 트위터 비판에 시달렸었다. 스마트폰 관련 불만은 무조건 표 사장 트위터에 토로하는 이용자들이 줄을 섰다. 업계 관계자들이 표 사장의 고충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도 진통…고객 자정노력 절실

삼성전자 공식 트위터는 이용자 비난에 이골(?)이 난 곳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지연 문제 등 크고 작은 사건으로 항의 글이 도배됐다.

물론, 정당한 항의는 삼성전자가 감수해야할 부분이지만 기본적 예의를 저버린 비난 글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접점에 있는 삼성전자 트위터 담당자가 애꿎은 화풀이 대상이다.

이 밖에 팔로워 5만명을 넘긴 KT 공식 트위터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도 긴장감을 감추지 않는 곳들이다. 따끔한 지적과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선플러’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악플러’들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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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트위터 가이드라인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혹시라도 발생 가능한 관리자들의 감정적 대응을 철저히 막으려고 노력 중이다.

김중태 IT문화원장은 “고객을 응대하는 기업 트위터에서 악플을 아예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관리자들은 침착한 자세로 선플러 비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