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셜쇼핑 "갈 길 멀다"…과제 '태산'

일반입력 :2010/12/07 12:04    수정: 2010/12/07 16:06

정윤희 기자

다음이 지난 1일 야심차게 내놓은 소셜쇼핑에 대한 시장 반응이 차갑다. 아직 서비스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3세대 쇼핑몰’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나선 것을 감안하면, 여러면에서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적잖다.

소셜커머스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온라인 공동구매의 한 형태다. 하루에 한 품목을 정해 많은 고객들이 구매하면 50% 이상 할인 받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다음 소셜쇼핑은 포털 사업자의 첫 소셜커머스 진출사례이기에 경쟁사들과 누리꾼들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지만, 약점 보완도 시급하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는 기존 소셜커머스 업체들과의 차별점 부족, 서비스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미미한 돌풍,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이 꼽힌다.

■기존 소셜커머스와 차별점 부족

우선, 다음 소셜쇼핑 내 ‘딜’은 매일 밤 12시에 시작하며 지역은 전국, 경기, 대구, 서울, 부산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용자들이 하나둘씩 결제하기 시작해 할인달성 수를 돌파하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게 된다. 서비스 시작 후 지금까지 등록된 품목은 여행, 레스토랑, 스킨케어, 공연, 헬스, 서적 등이다.

문제는 기존 소셜커머스 사이트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이다. 한 번에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지역별로 할인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차별화 요소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굳이 다른점을 찾자면 다음에서 직접 업체와 제휴를 해 판매하는 식이 아닌, 판매자가 직접 등록하는 오픈마켓 형식이라는 것이다. 현재 소셜쇼핑에 판매자로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딜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지난 10월 소셜커머스 사업 진출을 선언할 당시 내놓은 LBS, QR코드 접목 등의 서비스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부족하다. QR코드는 쿠폰 형식이라 논외로 쳐도, LBS는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딜’ 카테고리 설정이 구 단위까지 돼있어 이용자가 구독 지역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를 두고 LBS라고 부르기에는 2% 부족하다.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다음’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소위 ‘쫄았는데 별거 아니네’라는 얘기다. 시장이 활성화된지 1년도 되지 않아 레드오션화 되고 있는 소셜커머스 시장 상황을 생각하면, 다음 소셜쇼핑에게 차별화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소셜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 소셜쇼핑에 대해 “처음에는 다음의 소셜커머스 진출 소식에 우려가 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오픈한 서비스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초반 반응 잠잠…아직까진 ‘미풍’

다음이 언론 홍보만 하지 않았을 뿐 포털사이트, 쇼핑하우 내 배너 등을 통해 대대적인 소셜쇼핑 홍보에 나섰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1일부터 소셜쇼핑 내 등록된 대부분의 품목이 할인달성수를 간신히 넘겼다. 할인달성을 두 배 이상 넘은 품목은 모바일 주유할인권, 웹 투어, 레스토랑 등 특정 몇몇 품목에 그쳤다. 심지어 아예 구매자가 없는 딜도 있을 정도다.

굳이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부진한 결과인 것은 사실이다. 트위터 등 SNS 이용자들도 “이제 시작단계여서 인지 구매자 수가 한자리 수”라며 “어떤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갈 것인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서 다음 관계자는 “홍보는 서비스 안정화 이후 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아직은 초기단계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기를 기다리는 등 시간을 두고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래픽 믿기보다는 경쟁력 갖춰야

이에 대해, 업계 곳곳에서는 다음이 트래픽만 믿고 덤빈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소셜커머스의 특성상 다양한 제품과 고객 서비스 등이 충족돼야 하는데 이 같은 요소를 간과한 체 어설프게 서비스를 오픈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아울러 최근 소셜커머스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 소셜쇼핑은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쇼핑몰’, ‘3세대 쇼핑몰’을 표방한 서비스다. 김현영 다음 비즈니스총괄 부사장(CBO)이 직접 “차세대 패러다임을 이끌 온오프 하이브리드 쇼핑으로의 진화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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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소셜쇼핑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이 제시한 로드맵에 걸맞는 차세대 쇼핑 서비스로 거듭나려면 과제가 많아 보인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다음이 저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같은 서비스로는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