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IT업계 최악의 스캔들과 실수는?

데스스립, 마크허드, 스트리트뷰 등 올해 IT업계 핫이슈로 등장

일반입력 :2010/11/26 01:30    수정: 2010/11/28 21:18

이재구 기자

2010년 IT업계의 최대 이슈메이커는 단연 애플이었다. 스트리트뷰카로 개인정보 노출 논란을 일으켰던 구글과 매력적 여성과의 염문을 뿌린 HP의 최고경영자(CEO)도 정점에 오르지 못했다. 애플은 아이폰4로 최고와 최악 뉴스자리를 동시에 꿰찼다.

아이패드의 출시에서부터 아이폰4 시제품의 절취사건, 비틀즈음반을 아이튠스에서 판매하는 사업감각 등으로 애플은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있었다

2010년 IT분야에서 화제로 거론된 최악의 스캔들, 실수를 1위부터 10위까지 살펴본다. 물론 미국의 이야기라서 우리의 현실과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IT업계의 기본적인 큰 흐름을 읽는다는 의미가 있다. ■1위=데스그립 스캔들, 아이폰 잘못이 아니라구?

애플에 보내는 메모-“고객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가시게 굴든 말든 고객을 깔보지 마시오”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했다. 비정상적인 엄청난 아이디어를 쫓는 회사들조차 그랬다. 잡스 주식회사 사람들에게 아이폰4 안테나에 의한 뜻밖의 수신불량이 실수였다. 물론 안테나 수신문제는 과장됐을 수 있다. 매체들은 “애플은 노코멘트였다”든가 또는 불만에 찬 고객들의 타박을 전달하면서 단숨에 수년 짜리 앙갚음을 했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정말 아이폰 단말기를 잘못 잡았는지는 의문이다. 싸구려 휴대폰도 쓰는 사람 맘대로 쥐는 마당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사가 부당하게 찍혔다는 암시를 했지만 결국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를 받아들였고, 범퍼 제공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한다는 회사에게 이는 아무래도 이상한 모양새였다. 결국 누구라도 세상의 최고가 되면 모든 실수가 증폭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애플에게 정확하게 적용됐다

■2위=마크 허드 전 HP CEO, 사고치고도 잘 나가는 짜증스러움

IT 업계에서조차 기술적 문제나 시장, 경영같은 문제 말고도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의 교훈을 전하게 마련이다. HP의 마크 허드 CEO가 이사회로 내던져졌다. 그가 고객들과 환담을 나누도록 고용된 전직 여배우 출신의 매력적인 여성 조디 피셔가 ‘뭔가’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가 지른 ‘뭔가’가 무엇인지는 알수 없다. 허드가 조디 피셔로부터 제기된 성희롱 문제를 해결했고 그녀는 이에 대해 더 이상 말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사회의 조사를 어긋나게 만들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지 기자의 수개월에 걸친 조사 덕분에 허드와 피셔가 저녁을 함께 했고 레스토랑과 전세계 호텔에서 풋볼을 함께 봤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은 맹세코 자신들이 단지 친구사이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또는 친구관계였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HP이사회는 허드에게서 성희롱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을 노엽게 한 허드를 쫓아냈다. 허드는 자신의 각종 퇴직수당 4천만달러를 챙겼다.

도대체 허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는 HP의 라이벌 오라클로 갔다. IT 업계에서는 허드가 인생을 즐기며 사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자리를 승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허드 앞에 놓여진, 그에게 억지로 떠맡겨진 것일지도 모를, 또는 스릴 만점인 이 도전은 올해 IT업계 최악의 소식 가운데 2위에 랭크됐다. 왜냐 하면 그가 너무 쉽게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짜증스러워서다.

■3위=구글의 스트리트뷰카가 당신을 엿보고 있다

심각하게 말해서 구글의 스트리트뷰카가 당신의 사생활을 엿보고 있다. 그리고 구글은 이에 대해 매우,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

구글은 오랫동안 스트리트뷰카로 와이파이핫스팟을 이용해 지도제작 데이터를 모으고 있었다. 이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수많은 다른 회사들도 비슷하게 휴대폰사용자들이 그들의 위치확인 서비스를 위해 GPS신호가 도달하지 않는 지역에서 이 방식으로 얻은 비슷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은 명백하게 (또는 믿든 안믿든 간에)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한다. 즉, 스트리트뷰카에 탑재된 장비가 실제 데이터, 즉 이메일,패스워드,그리고 기본적으로 보안설정이 안된 액세스포인트를 통해 전달되는 그 무엇이든간 다 수집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모아진 전체 데이터는 제한적이었지만 사생활옹호주의자를 엄청난 두려움에 싸이게 만들었고 원고측 변호사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영국의 정보위원회는 “구글의 정보수집은 공정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구글은 “우리의 잘못된...”이란 문구가 들어간 수많은 성명서를 발표했고 지금까지 어떤 심각한 벌칙도 요리조리 잘 피해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비싼 대가를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4위=아이폰4 게이트와 체크 저널리즘

수십만건의 사이트 방문이 검찰의 고발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 취재대상에게 돈을 지불하고 이를 받는 체크북저널리즘의 의심을 살 만한 짓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일일까?

이야기는 젊은 애플의 엔지니어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술집으로 멋들어진 새로운 휴대폰을 들고가 이를 어디다 두었는지 모른 채 잃어 버린 것이 발단이다. 이 휴대폰은 아이폰4의 시제품이었는데 아이폰을 잘 아는 대학생에게 손에 들어갔다.(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폰을 바텐더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 이 젊은 학생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그는 이 휴대폰을 IT 전문 웹뉴스인 기즈모도에 팔았고, 기즈모도는 많은 사진을 찍었다. 문제는 누군가가 불법을 저질렀다는데 있다고 산 마테오 카운티 경찰당국은 말한다. 애플로부터 휴대폰을 도둑 맞았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학생의 집을 덮쳤고 랩톱과 다른 재산을 압류해 갔다.(다행히 편집자는 변호사와 있었다.)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스티브 잡스는 이를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커미디어의 닉 수장인 덴튼은 계속해서 자신의 특종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우리는 여전히 또 다른 좋지 않은 뉴스가 닥칠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떠들고 다닌다.

■5위=TSA의 알몸검색 스캐너 반발사건

한 때 항상 테러리즘이 임박해 있다고 경고한 美교통안전청(TSA)의 고집쟁이 청장 존 피스톨은 이같은 새로운 알몸스크린 검색정책이 이같은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만 같다.

그러나 피스톨 TSA청장이 스캔을 거부하는 승객들에게 몸을 더듬는 성희롱 수준의 이른바 '팻다운(Pat down)'방식의 고객 검색을 하면서 일부 블로거의 반대운동을 촉발시켰고, 이는 통렬한 저주의 대상으로서 공분을 얻어가고 있다. TSA검색 담당자들은 NBC의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에 방송된 내용을 트위터로 전송받았으며 만화가 톰 투머로우는 이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만화로 유튜브에서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TSA는 10년전 이같은 제도를 만드는데 만장일치로 찬성한 일부 정치가들로부터도 비난받고 있다. 놀라운 점은 비행기승무원과 조종사들을 검색 대상에서 면제시킨데 이어 TSA가 이에 복종하지 않는데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TSA의 직원들이 이번 주 CBS뉴스에 등장해서 계속 말하려고 했던 것은 “우리가 우리의 스크린을 수정하도록 지시받게 되면 어떻게 (테러리스트에 대한)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는가”라는 반문을 할 뿐이었다.

■6위=1년간 방향을 찾지 못한 주주(JooJoo)

태블릿 PC 주주(JooJoo)는 시작부터 '나쁜 주주'라는 악평을 받았다.

IT 전문 블로그인 테크크런치편집자인 마이클 애링턴이 자신의 꿈인 크런치패드 웹태블릿을 만들려는 꿈을 말하면서 이 회사와 힘을 합쳐 퓨전개라지(Fusion Garage)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 때만 해도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주주 태블릿(사진 오른쪽)이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발표됐을 때 IT업계는 이미 다음 달로 출시가 임박한 애플의 태블릿인 아이패드를 기대하고 있었다. 아이패드는 주주가 본격적으로 위협을 가해오기 전인 2010년 4월 출시됐다.

아이패드와 경쟁하는 불가능한 임무는 이 프로젝트를 부추긴 애링턴과 '퓨전개라지'의 공공연하고도 아픈 분열을 가져왔다.

순전히 웹클라이언트용으로 설계된 이 태블릿은 자체 OS를 가진 느린 제품이었다. 이런 와중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제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퓨전개라지는 지금도 애링턴을 소송한 상태이다. 그러나 주주태블릿은 이미 죽어버렸다.

이 회사는 자사의 팔리지 않은 제품을 서드파티에 파는 협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안드로이드OS 기반의 태블릿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보다 작고 아마도 더 싼 가격의 제품을 내놓고 앱을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주 생산라인은 영원히 중단돼 버렸다.

■7위=2달만에 끝난 MS 킨이 돌아온 미스터리

마이크로소프트(MS)의 킨(Kin)은 최근 IT역사에서 가장 단명한 제품 중 하나로 2달도 안돼 소프트웨어 거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이 전화기는 스마트폰과 피처폰 사이의 그 어딘가에 속해 있다. 그러나 이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이 단말기의 비싼 데이터요금에 대해 호되게 비난하고 있다.

MS는 강한 마케팅정책을 밀고 나가면서 킨을 TV쇼와 다른 미디어에 등장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실패였다. 오히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윈도폰7 개발에 집중해 이달초 전 점포에 깔았다.

그럼에도 MS에게 이 킨은 버리기 아까운 녀석임이 드러났다. 이 단말기는 버라이즌을 통해 몇주 전 몇 달간의 휴지기를 거쳐 약간의 변형만을 거친 채 다시 등장했다. 비싼 데이터약정조건이 없어진 채로 재등장한 것이다.

지금까지 MS와 버라이즌은 왜 이 단말기가 다시 등장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킨 단말기와 관련한 아무런 마케팅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8위=애플은 정말 어도비에 비열했다

IT 업계에서는 적이자 친구를 뜻하는 ‘프레너미(frenemies=friend+enemies)’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코피티션(협력속의 경쟁)에 개입한다.

그러나 올초 애플과 어도비사이에 일어난 일은 지난 90년대에 어도비디자인SW를 사용하기 위해 돈을 투자한 모든 사람들을 슬프게 했다. 어도비가 맥에서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다.

어도비가 플래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iOS앱으로 전환시켜주는 기술을 내놓았지만 애플은 자사의 iOS앱개발자들이 이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조항 3.3.1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인과응보'라는 말그대로 애플의 거친 행동은 구글을 도와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도록 만들었다.

■9위=할리우드를 꼬드기는데 실패한 구글TV

구글TV의 김을 뺀 것은 미 4대방송국과 거대 케이블기업 비아콤이다. 이들이 11월 중순 구글TV를 막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구글TV를 보는 사람들이 그들의 웹사이트에서 방송국의 쇼를 볼 수 없게 됐다.

구글은 11월 초 구글TV론칭 파트너인 NBC유니버설과의 거래도 끊었다. 피콕 네트워크만이 구글TV의 날개 아래 있게 됐다.

방송사들이 구글TV에 퇴짜 놓은 것은 그들의 쇼를 일반 지상파 TV수신 방송을 통해서 보길 원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편이 구글TV를 통해 방송을 웹스트리밍 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광고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올드미디어가 웹TV와 짝지어 일반인에게 다가가는 길이 쉽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구글은 현재 터너브로드캐스팅과 협상을 게속하고 있지만 당장은 대여섯개 마이너 채널로 버텨야 할 판이다.

■10위=딕의 몰락-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까?

나쁜 소식 10위에 오른 것은 소셜뉴스사이트 ‘딕(Digg)’의 몰락이란 가슴 아픈 스토리다. 몇 년전 창업자 게빈 로즈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반열에 올랐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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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년전 9자리숫자의 바이아웃 요청을 묵살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덜슨 CEO가 2천870만달러의 펀딩을 받고 사세확장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엄청난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이 회사의 팬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은 올들어서였다. 애들슨 CEO가 회사를 떠난데다 2번이나 감원이 이뤄져 직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딕은 여전히 새 CEO 맷 윌리엄스 휘하에서 생존해 있고, 케빈 로즈 창업자도 여기에 있긴 하지만 여러 번 기회를 놓치면서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