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폭주를 막아라…'선착순' 트래픽 제어SW 눈길

일반입력 :2010/11/23 18:21

트래픽이 과도하게 몰려 어떤 웹사이트가 버벅일 경우, 방문자들이 일제히 재접속을 시도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 가능한 소프트웨어 기반 트래픽 제어 솔루션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고속 콘텐츠 전송 플랫폼(RCDP) 기술업체 에임투지의 트래픽 제어 솔루션 '넷퍼넬'이 주인공이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에임투지 본사에서 만난 진문홍 에임투지 솔루션사업부 넷퍼넬팀 이사는 "넷퍼넬 작동 원리는 비유하자면 은행이나 대형 서비스 매장에서 볼 수 있는 번호표 발급 시스템과 비슷하다"며 "기존 서비스가 마비되지 않게 보호하면서, 초과 사용량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대기시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넷퍼넬은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때 학교 홈페이지가 마비되거나, 수량이 한정된 인기 공연 관람권 등을 예매할 때 사이트가 다운되지 않고 방문자가 찾아온 순서대로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표준 HTML을 지원하는 환경이라면 일반PC 웹뿐 아니라 안드로이드나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본 용도는 갑자기 집중되는 트래픽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방문자수가 7~8천명 남짓한 사이트 최대 수용규모는 1만명이다. 온라인 이벤트나 기념행사 때문에 갑자기 방문자수가 폭증해서 1만500명이 찾아왔다. 서비스를 늦추거나 멈출 수도 있는 초과 사용자 500명에게 선착순으로 대기번호를 부여하고, 브라우저상에서 기다렸다 들어오게 하는 셈이다.

L7스위치도 접속 폭주에 견디기 위해 쓰는 하드웨어 기반 트래픽 제어 장비로, 넷퍼넬과 목적이 비슷하다. 단 사용량 초과시 무조건 접속을 차단하고 여유가 생길 때 마침 서비스를 요청한 방문자에게만 서비스가 열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운좋게 타이밍을 맞춘 사람만 서비스를 이용하고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서비스를 못쓰는 선의의 피해자가 있을 수 있고, 또 방문자가 계속해서 재접속을 시도해 서비스 장애가 오래 지속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관리자 설정을 통해 세션 허용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복잡해서 순간적인 장애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또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돼 있어 장비가 문제를 일으키면 사이트 운영 서버가 멀쩡해도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반면 넷퍼넬 시스템은 이와 달리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넷퍼넬은 범용 리눅스 시스템에 탑재된 SW솔루션으로, 고객사 사이트 웹페이지에 자바스크립트로 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코드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아키텍처는 특허로 등록돼 있으며 하드웨어 의존성이 전혀 없다.

덕분에 넷퍼넬을 탑재한 장비가 이상을 일으켜도 원래 서비스 제공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또 특정 하드웨어에 통합돼 돌아가는 어플라이언스가 아니라, 범용 리눅스 시스템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이다. 때문에 도입이 편리하고 서비스에 맞춰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

우선 서비스를 도입한 관리자 측은 넷퍼넬 솔루션으로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 있다. 웹사이트 사용량과 대기자 규모 등 정보를 수집, 통계화해 향후 시스템 유지보수 계획을 짜는데 활용 가능하다. 데이터베이스(DB) 서버와 웹애플리케이션 서버(WAS) 중 증설이 필요한 장비가 어느 쪽인지 판단할 때도 쓰인다.

진 이사는 "하드웨어 성능이 늘면서 서비스 상황은 좋아졌지만 불특정한 서비스 집중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없는 여건은 여전하다"며 "넷퍼넬은 서비스 폭주 대응하면서 수요도 예측해주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 운영중에도 실시간으로 대기번호를 몇 번까지 줄 것인지 설정할 수 있고 사이트 관리자에게는 대기상태 화면을 번호 대신 막대 게이지로만 간접적으로 표시한다거나 예상 접속 가능 시간을 보여주는 등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넷퍼넬은 현재까지 주요 대학 학사정보시스템과 웹 및 게임포털사 사이트를 고객사로 확보해왔다. 서비스 도입 전단계에 무상으로 성능점검과 병목구간 추적 서비스를 제공해오다가 내년부터 이를 업그레이드해 유료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