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왕좌 내준 美, "내년에 1000배 빠른 슈퍼컴"

우리나라 기상청 슈퍼컴은 19위,20위

일반입력 :2010/11/15 14:37    수정: 2010/11/15 15:12

이재구 기자

미국의 자존심인 세계최고속 슈퍼컴 재규어가 5개월 만에 중국의 텐허-1A(天河-1A)에게 왕좌를 내줬다. 이에대해 미국일각에서는 미국과학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있지만 이미 텐허보다 1000배나 빠른 초당 1천조의 부동소수점연산을 할 수 있는 이른바 '엑사급'슈퍼컴퓨터 개발 프로젝트가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와 미국립과학재단(NSF)에서 진행중이다.

13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SC10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세계 슈퍼컴 순위 톱500(www.Top500.org)의 공식 발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이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속 슈퍼컴을 확보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톱 500에 든 슈퍼컴의 절반 이상인 275대를 확보하면서 세계최고의 슈퍼컴 강국임을 과시했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슈퍼컴은 AMD칩을 사용한 크레이XE6기종 2대가 각각 19위와 20위에 올랐다. 또 오라클(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 구축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4호기 '타키온II가 지난해보다 9계단 내려온 24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는 상위 500위 슈퍼컴퓨터 리스트에서 3개의 시스템을 상위 24위 이내의 순위에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의 슈퍼컴 보유 순위는 세계2위 중국(42대),세계 3위 일본(26대),인도(4대)에 이어 4위다.
전세계 500대 슈퍼컴퓨터순위는 매년 6월과 11월 두 차례 발표된다.

■톱500을 분석해 보니

1위 텐허-1A는 2.507페타플롭스(초당 2570조회 부동소수점 연산처리)의 속도로 세계 최고속 컴퓨터가 됐다. 1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회의 연산처리 단위인데 지금까지의 최고성능 슈퍼컴이었던 미국 크레이사의 AMD옵테론 칩으로 만든 ‘재규어(크레이 XT5)’는 초당 1750조회의 부동소수점 연산처리속도를 처리하는 1.75페타플롭스급 컴퓨터였다. 3위는 네불리(Nabulae)로 불리는 또다른 중국제 슈퍼컴으로 초당 1.27페타플롭스를 기록했다.

텐허1A는 17만5천대의 노트북 컴퓨터가 동시에 가동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텐허-1A는 엔비디아가 제작한 그래픽칩세트(M2050테슬라) 7천1698개와 인텔 칩 1만4천366개로 만들어졌다.


이번 톱 500에 선정된 슈퍼컴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상위 500위에 오른 슈퍼컴퓨터 중 275개(지난해 282개) 시스템을 보유해 1위를 차지했으나 중국의 놀라운 약진이 돋보인다. 뒤이은 중국이 42개(24개)로 지난 해 4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일본 26개(18개), 프랑스 독일 26개(24개), 프랑스25개(29개)를 각각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우리나라는 3대의 슈퍼컴이 각각 19위,20위,24위에 랭크됐다.

톱10(SC 10)에 속한 컴퓨터와 국가는 다음과 같다.

▲1위, 텐허1A(텐진국립슈퍼컴퓨터연구소, 중국) ▲2위, 재규어(크레이XT5-He)(오크리지국립연구소, 미국)▲3위, 네뷸리(선전슈퍼컴퓨팅센터, 중국) ▲4위, 츠바메2.0(도쿄공대, 일본) ▲5위, 호퍼(크레이XE6)(에너지부, 미국) ▲6위,테라100뷸(CEA, 프랑스) ▲7위, 로드러너(에너지부, 미국) ▲8위, 크라켄XT5(테네시국립컴퓨터과학연구소,미국) ▲9위, 유겐(포슈룽센터(FZJ), 독일) ▲10위, 씨에로 (에너지부, 미국)

이번 상위 10위 슈퍼컴퓨터 중 7개가 1페타플롭스 이상의 성능을 기록했으며, 상위 10중 5개 시스템이 이번에 새롭게 순위에 올랐다.

톱500가운데 가장 많은 슈퍼컴을 공급한 회사는 IBM의 200대(40%)에 이어 HP가 158대(31.6%)를 각각 차지했다. 상업용 슈퍼컴 공급으로만 보면 HP(137대), IBM(136대)이 톱500 중 281대를 판매했고 이가운데 데 273대를 차지하면서 판매를 거의 독식했다.


인텔칩을 사용한 슈퍼컴은 500대 슈퍼컴 가운데 398개 시스템(79.6%)이었으며 쿼드코어기반시스템의 90%를 차지했다. AMD옵테론계열칩을 사용한 슈퍼컴이 57대(11.4%)로 그 다음을 차지했으며, IBM파워프로세서를 이용한 슈퍼컴이 지난 6월의 42개에서 40개로 약간 하락했다.

슈퍼컴 500등에 들기 위한 슈퍼컴의 최저 기준 연산속도는 6개월전 24.7 테라플롭스(1테라=10억)에서 이번에 31.1테라플롭스로 향상됐다.

■미국, 중국슈퍼컴 1위에 냉정한 듯 보이지만

중국이 슈퍼컴퓨터 성능에서 1,3위를 차지한데 대해 미국의 슈퍼컴퓨팅업계에는 2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미국의 SW와 부품이 여전히 이분야에서 세계최고라는 점으로 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고성능 슈퍼컴분야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슈퍼컴 프로젝트인 블루워터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빌 그로프 일리노이어바나샴페인대의 빌 그로프 컴퓨터과학교수는 “이는 모든 사람이 예상하던 것이며 중국이 한 것은 이 특별한 슈퍼컴 벤치마크에 적절하게 만들어진 그래픽프로세서(GPU)의 힘을 이용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린팩부동소수점 연산 벤치마팅 방식은 초당 부동소수점 연산수를 재는 것으로 이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이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GPU를 사용해 텐허1A의 성능을 가속시킴으로써 이 기계는 더많은 부동소수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로프 교수는 “우리 대다수가 중국의 슈퍼컴을 보는 방식은 이 특별한 벤치마크 방식에 있어서 매우 훌륭하다는 점이지만 사용자그룹이 관심을 갖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찰리 젠더 미국 어바인대 지구과학교수는 “이번 중국 슈퍼컴성능평가결과가 미국의 슈퍼컴 리더십에 일격을 가한 것으로 보고 우려하는 사람들에게는 슈퍼컴부품의 출처를 생각해보면 별 걱정거리는 아니다”라고말한다. 그는 “텐허1A는 인텔과 엔비디아칩으로 만들어진 리눅스컴퓨터”라고 말한다.

젠더는 “우리는 이번 성과가 실리콘밸리의 노하우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며 운영체제(OS)도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 의해 설게됐라는 점에 대해 찬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라면서 “이제 우리가 자극을 받아서 우리의 자원을 꺼내 세계최고의 슈퍼컴을 만들 시간”이라고 말했다.

■미, 내년 6월 최고속 슈퍼컴 이름 다시 쓰여질 것

제러미 스미스 테네시대 분자생명물리학센터소장은 “슈퍼컴퓨터는 해마다 빨라질 것이며 중국이 세계최고 슈퍼컴 500에 든 것이 끝이 아니다. 이 리스트는 내년 6월에 다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텐허 1A이전에 재규어로 가동되는 프로젝트를 지켜봐 왔던 스미스는 “우리가 슈커컴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이들이 5~10년 새 일반컴퓨터가 돼 모두가 사용하는 제품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놀라마지 않던 재규어 슈퍼컴퓨터도 결국 어느 대학이나 기업에서나 하나씩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물론 이 고성능 컴퓨터시스템은 서로가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져 기후변화나 대체연료생산 등 실생활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미스는 “재규어에서 사용되는 것같은 고온에서의 초전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는 매우 효율적인 컴퓨팅을 요구하는데다 부수되는 SW를 잘 실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텐허1A 슈퍼컴퓨터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프교수는 “그러나 중국이 이룬 것은 여전히 슈퍼컴퓨팅에서 중요하다”면서 “텐허1A가 이룬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이 한 것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그건 마치 오리지널 도요타에 대해 경멸하는 것과 같지요. 최초의 도요타는 버려진 철판을 펴서 만든 것이었지만 몇 년이 지나자 우리의 점심을 빼앗아 먹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슈퍼컴자원확보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이 이분야에서 오랫동안 행사해 왔던 주도권에 위협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충분한 돈을 들이면 어느 그룹이라도 아주 쉽게 최고의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린팩벤치마트에서 최고점수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다.

■ 2004년엔 일본이 슈퍼컴 1위 차지

미국이외의 국가가 슈퍼컴톱10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의 NEC가 지난 2004년 톱500의 1위에 오른적이 있다. 미국 첨단산업계는 역시 들끓었다. 오늘날 미국은 톱 500의 절반 이상인 275대의 슈퍼컴을 가지고있다. 일본과 독일이 각각 26대를 가지고 뒤를 다르고 있다.

일리노이대첨단컴퓨킨애플리케이션기술연구소의 부소장이기도 한 그로프 교수는 중국의 세계최고속 슈퍼컴 1위 3위 기록 발표에 대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우리의 리더십 상실이 아니라 컴퓨팅기술을 보다 광범위한 과학과 공학문제 해결에 접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PCAST)는 지난달 말 이미 이 소식을 접하고 이 정확한 주제에 대해 작업하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PCAST는 텐허1A가 급속히 속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소식이전해지자 과학컴퓨팅분야의 투자를 늘릴 것을 요구하는 초안을 내놓은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주제에 대해 2주전 검토했으며 특히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과학투자를 늘릴 것을 촉구했다.

■미, 내년에 1천배 빠른 슈퍼컴 만든다

그러나 중국이 바싹 쫓아온 가운데 미국의 슈퍼컴퓨팅업계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의 연구소에서는 속도면에서 재규어와 텐허1A를 일거에 날려보낼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과 국립과학재단이 블루워터스라는 내년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을 내놓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오크리지연구소에 재규머슈퍼컴을 보유하고 있는 미 에너지부는 이미 기존의 페타급 컴퓨팅을 엑사급(1엑사=1000조)컴퓨팅으로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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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측은 “향후 5~10년 새 엑사급 컴퓨팅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한방 가득히 1000만개의 코어가 준비돼야 하는 기술적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하드웨어의 문제 외에 이를 움직일 SW를 만드는 것도 엄청난 도전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美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이 오는 2018년 완성을 목표로 ‘유비쿼터스고성능컴퓨터(UHPC)프로그램’이란 프로젝트를 통한 1엑사플롭스급 슈퍼컴퓨터 개발을 추진중이다. 2018년까지 이뤄질 이 UHPC프로젝트에는 인텔,엔비디아,매사추세츠공대(MIT)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 샌디아국립연구소(SNL) 등 총 4개의 회사 및 조직이 가세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ARPA는 특히 연산시 기존의 컴퓨터에 비해 에너지가 훨씬 더 적게 드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