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KT 합병 이후 최대 매출?…그 속은

일반입력 :2010/11/09 13:31    수정: 2010/11/09 14:01

지난해 연말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의 불씨를 당긴 KT가 무선 매출 17% 증가에 힘입어 합병 이후 최대 분기 매출이란 기록을 세웠다.

KT는 9일 실적발표에서 “무선데이터 수익 성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8.6%, 43.9% 성장한 5조2천334억원, 5천94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10월말 현재 KT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200만명. 피처폰(일반폰)을 포함한 전체 무선 ARPU보다 44%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의 증가에 호성적을 거둔 셈이다.

■기본료는 ‘증가’, 통화료는 ‘하락’

하지만 매출 증가의 요인을 살펴보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일반가입자 보다 기본료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의 증가로 기본료와 무선데이터 매출은 늘었지만 통화요금은 할인요금제 가입자 증가로 인해 감소 추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요금제의 기본료 중 1~2만원은 단말기 보조금으로 파악하고 있어 매출이 곧 수익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이는 KT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 43.9% 성장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음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3천506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특히 지난해 3분기 KT의 영업이익은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비의 과다 지출로 크게 감소해 있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번 영업이익 증가의 의미까지 퇴색된다.

■전화·초고속인터넷·와이브로는 ‘마이너스 성장 중’

KT가 무선데이터 증가와 함께 IPTV 가입자의 증가를 성장의 한 지표로 내세웠지만, 기존 KT의 캐시 카우 역할을 했던 전화, 초고속인터넷은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올 5대 광역시 확대와 내년 82개시로 확대 예정인 와이브로 사업은 투자비만 늘어가고 수익은 줄고 있다.

KT의 3분기 매출 중 전화는 -11.4%(시내전화 16.6%, 시외전화 -23.5%), 초고속인터넷은 -1.0%, 와이브로는 -13.5% 등의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인터넷전화의 경우 가입자 증가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853억원에서 964억원으로 10.5% 늘었지만, 총 전화 매출이 1조876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은 미미하다.

KT가 스마트폰 활성화로 무선데이터 매출이 증가해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자사 스마트폰 가입자 중 상당수가 아이폰 유저라는 점 때문에 ‘쇼 앱스토어’ 아닌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하고 있어 콘텐츠 수익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지표는 우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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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달 말 출시할 아이패드에서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KT가 그동안 회선사업자에서 종합 미디어 사업자로 변환하겠다는 꿈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KT가 스마트폰 활성화로 인한 매출 증가를 어떻게 내실 있게 만들어 가느냐가 향후 과제로 남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