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허드 성희롱 스캔들, 주식스캔들 확산?

일반입력 :2010/11/07 13:39    수정: 2010/11/07 18:12

이재구 기자

마크 허드 前 HP 최고경영자(CEO)가 쫓겨난 진짜 이유는 성추문 혐의를 주장한 전직 포르노여배우와의 스캔들보다는 그녀에게 HP가 EDS를 인수한다는 회사기밀을 사전에 누설한 배신행위 때문이었다. 이는 조디 피셔, 또는 그녀와 관련된 누군가가 HP의 EDS인수와 관련한 주식거래에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정황을 말해 주는 것이다. 향후 마크허드 스캔들은 단순한 성희롱이 아닌 주식거래와 관련한 스캔들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포춘 등은 5일(현지시간) HP 이사회가 허드를 축출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성희롱과 회계보고서 조작 등이었다“면서 ”하지만 허드 사퇴의 결정적 이유는 조디 피셔 변호인 글로리아 올레드가 지난 2008년 초 HP의 EDS 인수계획을 누설한 사실을 알린 편지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HP에서 전격 사퇴한 허드는 곧바로 오라클 공동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드가 EDS인수계획을 누설했다

보도는 허드가 2008년 3월말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HP광고협력사 관계자이자 전직 여배우 출신인 조디 피셔와 만났을 때 EDS 인수와 관련된 계획을 누설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피셔의 변호인 글로리아 올레드가 지난 2009년 6월 마크 허드에게 비밀 서한을 보냈으며 여기서 이같은 사실을 노내HP에 보낸 비밀 서한과 HP의 허드 조사 내용을 입수, 이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HP는 139억달러 규모의 EDS 인수계획을 그해 5월에 발표했으므로 허드는 피셔에게 회사 인수발표 한달전 쯤 기밀을 누설한 셈이 된다.

이와함께 보도는 HP가 그동안 피셔를 성희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허드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HP는 탐정을 통해 그의 수많은 거짓말을 밝혀냈고 이는 그의 축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허드가 회사기밀 누설했다-어떻게 알려졌나

지난 6월 29일 조디 피셔의 변호인은 마크 허드에게 이번에 알려진 서한을 보냈다. 여기에는 마크 허드가 EDS인수 사실을 누설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지만 HP이사회 관계자 빼고는 지금까지 아무도 이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피고측 소송회사에 있는 로빈스 우메다가 편지의 사본을 입수했다.

이는 HP가 '주주 조사 과정(shareholder inspection process)'의 일부로 보낸 것이었다.

포춘지는 이 회사가 이 서한을 HP주주들에게 퍼뜨릴 준비가 되어있었고 이것을 숨길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HP도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 발표를 늦추려고 한 사람은 마크 허드의 변호사였다.

우메다는 포춘지에 HP주주인 우리 고객이 올레드 서한을 HP로 받았으며 서한을 만드는데 있어 HP는 이 서한이 비밀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 서한을 검토한 결과 우리는 올레드의 편지가 비밀이 아니며 모든 HP주주와 투자한 공공이 올레드편지내용과 마크 허드 전 HP CEO가 사퇴한 주변환경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허드측 고문은 이와 반대로 올레드의 편지는 비밀에 부쳐져야 하며 공공에게 알려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우메다는 편지 공개에 앞서 허드측에 그들의 법적 입장이나 HP가 서한을 비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할 제한된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논의가 자사 고객 및 HP에게 최대 이익이 나는 쪽으로 날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스 우메다의 대변인은 또 이 회사가 이 서한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에 대해 HP나 허드의 변호사 에이미 윈터샤이머 핀들리 아무도 코멘트하지 않고 있다.

HP는 허드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 기밀 누설 관련 내용을 담은 서한외에도 허드는 수많은 거짓말로 HP이사회를 실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허드는 이사회에서 피셔가 과거 포르노 영화를 찍은 배우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났다. 허드는 그녀의 포르노 영화가 게시돼 있는 `에로틱 포유 닷컴'과 같은 웹사이트에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다. 또한 허드는 피셔와의 개인적 친분을 부인했지만 피셔의 변호인이 보낸 서한에 첨부된 8장짜리 미팅 기록에 따르면 허드는 미국은 물론, 스페인과 일본 등지의 호텔에서 그녀를 무수히 만난 것으로 드러났으며, 2번은 그녀의 호텔 룸에서 만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류영화 배우출신의 조디 피셔는 “허드가 성적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만졌다”고도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HP가 EDS 인수 기밀 누설 의혹 등을 포함한 피셔 변호인 측 주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퇴 관련 자료를 연방규제당국에 보낼 때 이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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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허드에 대한 성희롱 주장이 근거 없다고 판단했던 이사회 멤버들은 여러 정황 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균열되기 시작했고, 결국 그를 사퇴시키기로 결정했으나 이사 중 2명은 끝까지 반대 의사를 표시했었다고 한다.

씨넷은 이와관련, 마크 허드가 실리콘 밸리에서 자폭(self destructive)한 상징적 인물이 될 전망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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