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뮤지션들이 쓰는 노트북은 따로 있다

일반입력 :2010/11/05 14:41    수정: 2010/11/05 15:20

봉성창 기자

노트북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서브 컴퓨터로 여겨져 왔다. 전력관리와 무게를 위해 성능은 다소 뒷전이 됐기 때문이다. 넷북의 등장으로 이러한 풍조는 더욱 가속화됐다. 50~60만원으로도 인터넷이나 영화감상에 큰 무리 없는 노트북이 쏟아지면서 다소 가격은 비싸지만 충분한 성능을 보유한 노트북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데스크톱PC 수준의 성능을 가진 노트북을 사용해야 하는 수요층은 꾸준히 존재한다. 가령 현장에서 급하게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인코딩 해야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비싸고 무게가 무겁더라도 높은 성능을 가진 노트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음악 작업 역시 마찬가지다. 손실이 없는 원음 그대로를 편집하고 들어야 하는 뮤지션들에게 넷북 정도의 가벼운 노트북은 어울리지 않는다. 더욱이 요즘 작곡이나 믹싱, 레코딩 작업을 하는데 있어 컴퓨터는 악기보다도 더 중요한 필수장비가 됐다.

HP에서 지난달 선보인 ‘엔비14 비츠 에디션’은 이러한 전문 뮤지션들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급 노트북이다. 어떤 작업에도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각종 장비와 연결시킬 수 있는 외부입력 단자, 그리고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세계적인 프로듀서 닥터드레의 헤드폰이 포함됐다.

요즘은 비단 전문 뮤지션들 뿐 아니라 취미로 작곡을 하거나 음향을 편집하는 프로 수준의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들이 적지 않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노트북으로 언제 어디서나 질 좋은 음악감상을 원하는 마니아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엔비14 비츠 에디션’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다.

클럽에 어울리는 폼나는 디자인 ‘압권’

‘엔비14 비츠 에디션’은 240만원대의 가격만 수긍한다면 지름신을 영접하기 충분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반사가 되지 않는 검정색 외관에 ‘비츠오디오’의 선명한 빨간색 로고가 인상적이다. 돌출이나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HP 로고가 제품 한가운데 명당 자리를 ‘비츠오디오’에게 내주고 우측 하단에 수줍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디자인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러한 스타일리쉬(Stylish)한 제품 디자인은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한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이라는 말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엔비14 비츠 에디션’은 이러한 외관으로 인해 클럽에서 DJ들이 사용하기에 딱 알맞다. 실제로 HP는 ‘엔비14 비츠 에디션’ 홍보를 위해 청담동 유명 클럽에서 발표행사를 열기도 했다. 붉은색 백라이트의 키보드 역시 클럽과 같은 어두운 공간에서 사용을 배려한 모습이다. 특히 ‘캡스룩’이나 ‘와이파이’와 같이 온오프 상황이 빠르게 파악돼야 하는 키에는 작은 LED 조명을 달아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스피커가 제품 하단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피커는 유닛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위치도 음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음향기기 브랜드 몬스터의 비츠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굳이 헤드폰을 쓰지 않더라도 음악감상을 하기에 충분하다.

■ ‘닥터드레 헤드폰’ 사면 노트북이 덤?

‘엔비14 비츠 에디션’의 멋진 외관 만큼이나 뮤지션들을 위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최신 노트북 CPU인 ‘인텔코어 i7-720QM 프로세서’와 4GB DDR3 메모리, ATI HD5650 그래픽카드가 장착됐다. 기본적으로 ‘HP 엔비14’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굳이 음악이 아니더라도 게임이나 동영상 등 어떤 작업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만한 사양이다.

게다가 ‘엔비14 비츠에디션’ 비츠오디오의 닥터드레 헤드폰이 번들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헤드폰 자체가 워낙 고가인 까닭에 헤드폰을 사면 노트북이 번들로 끼워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힙합계의 전설적은 뮤지션으로 불리는 ‘닥터드레’는 유명 힙합가수 ‘에미넴’을 키운 인물이다. 그런 그가 전문가들과 똑같은 음악 경험을 이용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제작한 헤드폰이 바로 ‘닥터 드레 헤드폰’이다.

3개의 USB 단자와 e-SATA 단자 역시 각종 음향기기를 연결하거나 대용량 외장 하드디스크와 연결해 작업물을 보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3개의 USB 단자 중 하나는 MP3와 같은 소형 디지털디바이스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는 미니 USB 단자다.

이밖에도 ‘엔비14 비츠 에디션’을 메인 컴퓨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디어 도킹 스테이션 지원 및 슬롯인 외장형 광학드라이브 등 최고급 노트북 사양을 고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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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합리적이면서도 차별화된 구매를 원한다. ‘엔비14 비츠 에디션’은 ‘뮤지션이 사용하는 노트북’이라는 세분화된 제품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실제로 유명 뮤지션 조PD도 해당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2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가격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명분을 세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제품 구성을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프리미엄급 노트북 중 가장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하는 ‘엔비14’를 기본으로 190만원 전후에 팔리고 있는 가운데 40만원대의 ‘닥터드레 헤드폰’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멋진 디자인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