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독설에 삼성전자 대응은?

애플-아이패드 등 단어 철저히 배제, 원론적 답변만

일반입력 :2010/11/04 12:46    수정: 2010/11/09 10:52

김태정 기자

“경쟁사 언급 부적절, 제품으로 말한다”

스티브 잡스의 독설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이렇게 요약된다. 세간에서 은근히 바라는 설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공식 발언들만 보면 잡스의 지속 공격에 삼성전자는 덤덤한 표정을 지은 모습이다. 앞으로도 잡스나 애플 관련 발언은 자제할 계획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4일 갤럭시탭 발표 자리서 애플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제품으로 말하고 평가는 고객들의 몫”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패드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경쟁사 관련 사항이어서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며 “시장서 좋은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애플’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민감한 단어를 빼면서도 성능으로 승부하자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에도 삼성전자 임원들은 ‘애플’이라는 직접 언급 대신 ‘경쟁사’라고만 말해왔다.

앞서 잡스는 지난달 18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재 나오고 있는 7인치 태블릿들은 'DOA'(Dead On arrival, 도착시 이미 사망)의 운명이 되고 말 것”이라고 삼성전자 갤럭시탭에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어떻게 반격할지가 세계적 관심사였으나 구경꾼 입장에서는 다소 싱겁게(?) 끝났다.

잡스의 삼성전자 공격은 처음이 아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 등으로 삼성전자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독설도 늘었다.

지난 7월에는 아이폰4 수신결함 문제에 대해 사과하며 “직접 실험해보니 삼성전자 옴니아2도 수신결함이 발생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잡스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리서치인모션(RIM)과 HTC, 모토로라 등 경쟁사 휴대폰들을 프리젠테이션에 올리며 수신결함이 발생한다고 공격했다.

지난 1월 아이패드 발표 자리서는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모바일 사업이 크다”라는 발언도 내놓은 잡스다. 세간의 평가를 떠나서 잡스가 삼성전자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음은 스스로 드러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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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발언들이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역시 ‘노코멘트’였다. 수신결함과 관련해서는 공격당한 RIM과 모토로라의 CEO들이 잡스의 책임을 묻겠다고 비판 세례를 퍼부을 때에도 삼성전자는 잠잠했다.

잡스가 삼성전자 때리기를 그래도 계속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