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세계 휴대폰 4위 등극…LG전자 '흔들'

일반입력 :2010/10/30 12:48    수정: 2010/11/02 16:02

김태정 기자

‘역시 아이폰!’

더 이상 '기타'가 아니다. 컴퓨팅 기업 애플이 휴대폰 점유율 세계 4위에 올라섰다. 스마트폰만 보면 글로벌 최강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일반 휴대폰 강자 LG전자는 점유율이 한자리 대로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2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분기 아이폰을 1천410만대 팔며 리서치인모션(림, RIM)과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휴대폰 점유율 4위에 등극했다.

■애플 약진, 삼성전자도 강세

지난해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약 740만대 정도. 1년 만에 분기 판매량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른바 ‘데스그립’을 비롯한 아이폰4의 결함 문제도 발목을 잡지 못했다.

애플의 3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약 4.1%로 아이폰만 갖고 이룬 결과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애플은 실적 잔치까지 벌였다. 3분기 매출 203억달러, 영업이익 54억4천만달러라는 엄청난 기록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와 48%가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 美지디넷은 “애플이 매킨토시PC보다 마진이 많이 남는 아이폰, 아이패드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영업이익이 올랐다”며 “이제 애플을 휴대폰 제조 강자로 불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7천1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삼성전자 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7천만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출시 후 현재까지 약 700만대 팔린 갤럭시S가 효자였다. 독자 운영체제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도 유럽을 중심으로 200만대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휴대폰 등 정보통신부분서 매출 11조1천200억원, 영업익 1조1천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6%,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수치다. 옴니아7을 비롯해 애플 타도를 위한 전략 스마트폰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노키아, 스마트폰이 뭐길래...

3위 LG전자는 지난 3분기 2천840만대의 휴대폰을 팔았으며, 전년 동기 대비 320만대 줄어든 수치다. 점유율도 작년 3분기 10.6%에서 8.3%로 떨어졌다.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가 휴대폰 부문서 3분기 기록한 영업적자는 무려 3천38억원. 전 분기 1천196억원이었던 적자가 몸집을 두 배 이상 불렸다. 늦은 스마트폰 대응이 화근이다.

노키아도 스마트폰 때문에 고민이 크다.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1억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0만대 늘었지만 점유율은 36.5%에서 32.4%로 하락했다. 기존 일반폰에 매진하면서 스마트폰 전력이 떨어진 결과다.

노키아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개혁’을 시작했고,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전 CEO가 지난 달 사임했다.

전체적으로 'LG전자-노키아'가 '애플-삼성전자'에게 시장 지분을 크게 넘겼다는 것이 IDC와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다.

블랙베리로 시장 평정을 노렸던 림은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1천2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으나 점유율은 고작 3.6%를 기록, 애플에 밀렸다. 블랙베리가 월가서 퇴출 위기에 빠지는 등 근래 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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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레스티보 IDC 연구원은 “스마트폰 개발에 소홀한 기업은 성장 저하와 시장 점유율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세계 휴대폰 시장 최대 승부처”라고 설명했다.

한편, IDC는 3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14.6% 성장한 3억4천50만대 수준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