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종료, 게임 규제 줄여야 성장…여야 한목소리

일반입력 :2010/10/25 09:45    수정: 2010/10/25 19:05

최병준, 전하나 기자

여야가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세계화 추세에 맞춘 법률을 도입, 발전 시켜나가자며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22일까지 국정 감사에 참가한 여, 야당 의원들은 콘텐츠 수출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 게임 산업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단순히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게임 수출 산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 의미를 더했다.

특히 새로운 수익 콘텐츠로 급부상 중인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등 여러 산업 부분의 개선을 바라는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 “국제 표준에 맞춘 현실성 있는 제도 도입 돼야…”

한선교 의원(한나라당)은 게임 산업의 성장을 막는 가장 큰 문제는 중복 규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불합리한 중복 규제로 인해 해외 수출이 줄고, 세계 수준에 못 미치는 온라인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 위상을 떨어뜨리는 규제를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에 대한 지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용경 의원(창조한국당)은 “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사업이 축소된 것은 중소 게임사들의 수출을 막는 행위다. 꼭 필요한 업체에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승규 의원(한나라당) 역시 480만대 넘게 보급된 스마트폰 시장에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도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규제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안드로이드마켓,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사라진 점을 업체에게 돌리기보다 왜 다른 나라에서는 되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되지 않는지부터 파악하고 이를 수정해 나가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외에도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게임을 표절한 중국산 게임을 버젓이 서비스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자국 업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방치 되고 있는 불법 복제물을 줄이고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법 개정 안 되면..” 핑계성 발언에 의원들 ‘발끈!’

여야의 한 목소리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런 여야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각 기관들은 예산에 대한 문제와 아직 표류 중인 게임 개정안 때문이라는 현실적인 답변만 꺼냈다.

이에 조순형 의원은 “법 개정을 핑계로 삼기보다는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다른 곳에 책임을 넘기면 안 된다”며 쓴 소리를 했다. 조 의원 외에도 많은 의원들이 이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의원은 법 개정이 우선이지만, 이를 핑계로 게임 산업이 느끼는 고충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 기관이 게임 산업을 돈으로만 보지 않고, 장기적으로 키워나갈 문화 콘텐츠로 생각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에는 여야 모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선교 위원은 “게임 개정안은 아직 파악해야 할 부분이 많다. 신중하게 검토해서 개정 이후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규 의원도 “스마트폰 시장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계류 중인 게임 개정안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아직 남은 과제들, 게임 업체들 속 탄다

이번 국감을 바라보는 게임 업체들의 입장은 어떨까. 많은 업체들은 전보다 높아진 게임 산업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것에는 만족하지만, 의원들의 게임 개정안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에는 실망을 감출 수 없다는 눈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논하는 것 좋지만, 오픈 마켓 시장에 대해 개선된 개정안을 통과 시키겠다는 약속은 볼 수 없었다”며 이번 국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질적인 논의까지는 좋았지만 결과까지 가지는 못했다는 것.

도마 위에 오른 e스포츠도 정확한 해결 없이 방황하고 있다.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는 국감에서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지적재산권은 ‘스타크래프트2’ 외에도 많은 e스포츠 게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문제라 여야 서로 조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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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제와 사행성 게임 얘기도 불거졌으나 정부 기관들은 서로 떠맡기기 바빴다. 게임위와 저작권보호센터는 업무 협조 및 모니터링 소홀 등으로 위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저작권보호센터는 40억 원이라는 국고보조금을 받으면서도 업무 태만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진성호 의원(한나라당)은 “게임 산업은 문화 산업의 핵”이라며 “모든 정부 기관들이 게임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