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코리아, 법인 등록…"올 것이 왔다"

초대 사장에 테드 울리오트 본사 부사장 '유력'

일반입력 :2010/10/21 16:18

정윤희 기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이 한국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싸이월드, 미투데이 등과 국내 SNS 시장 패권을 놓고 본격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유한회사 형태의 '페이스북코리아'란 이름으로 서울지방법원 상업등기소에 법인 등록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사무실은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마련했으며 테드 울리오트 본사 부사장이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임원을 보내 한국을 제대로 공략해보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페이스북, 국내 공략 준비 ‘착착’

사실 페이스북의 국내 진출 임박설은 지난 7월부터 나왔다. 당시 하비에르 올리반 페이스북 인터내셔널 매니저가 “최근 한국 시장에 페이스북 이용자가 급증해 주목 중”이라고 밝힌 것이 세간을 갖가지 추측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KT와 협약을 맺고 일반폰에서도 서비스를 제공, 7월에는 한글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을 선보이면서 국내 상륙을 기정사실화했다.

페이스북 홍보를 담당하는 미디컴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 시장을 주시하고 이용자 니즈를 충족시키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사업) 프로세스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법인 등록은 그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아직 (프로세스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지금 당장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식 서비스, 현지화 ‘관건’

토종 인터넷 기업들의 반응은 ‘올 것이 왔다’로 요약된다.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적잖다. 경계심도 물론 깔렸겠지만, 한국이 미국식 인터넷 서비스의 무덤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무시 못 한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 북미식 서비스는 아기자기하고 편리한 사용자경험(UX)에 익숙한 국내 누리꾼들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마이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국내 진출 후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지난해 2월 철수했다. 상대적으로 ‘불친절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로 인해 싸이월드에 밀렸다. 검색황제 구글이 네이버나 다음 등을 넘어서지 못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얼리아답터 160만명이 사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500만명, 1천만명이 사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제대로 된 현지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제2의 마이스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 역시 같은 의견이 비슷하다. 닉 잉겔브레흐트 가트너 리서치 이사는 “몇몇 아시아 최대 시장에서는 유럽, 북미와 차별화된 현지 SNS가 발달해 있다”며 “현지 언어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충성도 높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데 좋은 기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 이용자 160만명 돌파…무서운 성장세

물론, 페이스북이 만만한 상대는 결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5억명의 회원을 관리하는 공룡 중 공룡이다. 국내서도 벌써 이용자가 160만명을 넘어섰다.

메트릭스 조사 결과 지난달 페이스북의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50%, 페이지뷰는 무려 533% 증가했다. 미투데이, 싸이월드 등이 각각 방문자수는 늘었지만 페이지뷰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트위터, 블로그,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는 무조건 페이스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은 지양해야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세계적인 IT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국산 SNS들이 좀 더 진화된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최근에는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의 성공 일화를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페이스북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는 국내서는 내달 18일 개봉한다. 이번 페이스북코리아의 설립과 맞물려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화 개봉과 한국 지사 설립이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 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