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소셜커머스 진출···중소업체 '독일까 약일까'

일반입력 :2010/10/07 15:31    수정: 2010/10/07 16:17

이장혁 기자

포털업체 다음이 공식적으로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입할 것을 밝히면서 중소 소셜커머스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은 지난 6일 개최한 '다음 비즈니스 컨퍼런스 2011'에서 '온·오프 하이브리드 쇼핑 3.0(가칭)'을 내달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

다음 쇼핑 3.0의 핵심은 최근 쇼핑시장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공동구매형태의 소셜커머스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음이 포털의 강점인 많은 사용자수와 트래픽을 기반으로 소셜커머스 시장에 나설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게다가 다음은 지난달 QR코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인투모스'를 인수, 150만 명 이상의 QR코드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QR코드 기술 및 위치정보기술까지 쇼핑3.0에 접목시키는 등 쇼핑 비즈니스를 더욱 극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다음의 행보에 기존 국내 소셜커머스 1위 업체인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우려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보였다.

사실 대기업이나 덩치 큰 업체들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 국내 최대 교육기업인 웅진씽크빅도 이미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직 큰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소셜커머스 서비스가 어렵다는 얘기겠죠.

하지만 다음의 소셜커머스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스런 반응이 앞선다. 아무래도 타 대기업과는 달리 다음이 인터넷 포털 업체라는 점에서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전체 e커머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주 작은 편입니다. 다음이 과연 어느정도까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것인지 그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

만약 다음이 소셜커머스 시장 진입에 '올인'한다면 입장은 전혀 달라지게 된다.

우선 다음이라는 브랜드 인지도에 있어서 지금 껏 국내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진행하거나 혹은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벽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회원 마케팅 및 홍보에 돌입한다면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내보지도 못하고 고사될 수도 있다.

반면 다음이 소셜커머스에 올인하지 않고 사업부 정도의 인력과 자원으로 우선 맛보기만 해보는 것이라면 오히려 중소 소셜커머스 업체에게는 약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다음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오히려 작은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규모를 '확' 키울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소셜커머스 시장은 진입장벽은 낮지만 아주 디테일하게 접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절대 쉬운 시장은 아니다. 어떤 업체를 고르느냐가 아니라 그날 그날의 세부적인 '딜'에 따라서 고객의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좀 더 유리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소셜커머스 서비스다.

허 민 전 네오플 대표가 투자자로 컴백해서 더욱 주목을 받았던 나무인터넷의 소셜커머스 서비스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도 시작부터 '다음'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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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나무인터넷 대표는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입장에서 다음의 진출 소식이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이 시장은 막대한 인프라만 있다고 해서 되는 시장은 아닌 것 같다. 어차피 경쟁해야 된다면 우리도 모든 역량을 기울여서 경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다음이 어떤 생각으로 진출할 것인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다음이 단순히 새로운 광고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소셜커머스에 접목한다면 한번 해볼만한 경쟁이 되겠지만 만약 기존에 진행했던 쇼핑관련 사업을 소셜커머스로 전환하는 것이라면 아직 뿌리도 내리지 못한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태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