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테커 시대 HP, SW에 파격 베팅하나?

일반입력 :2010/10/01 09:00    수정: 2010/10/01 18:21

황치규 기자

휴렛패커드(HP)가 공석이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레오 아포테커 전 SAP CEO를 깜짝 발탁했다. 대부분의 외신들이 HP의 선택에 대해 파격이라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그만큼 예상밖의 결과라는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HP 이사회가 내부 인사를 신임 CEO로 승진시키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57세인 레오 아포테커는 20년이 넘게 SAP에서 몸담았던 SW비즈니스 전문가다. 그는 2008년 4월 SAP 공동 CEO로 승진했고 이듬해에는 단독 CEO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단독 CEO가 된지 1년도 안돼 불명예 퇴진(?)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후 IT업계에서 잊혀져 가는 듯 하다가 이번에 HP 사령탑으로 컴백하게 됐다.

HP는 아포테커 신임 CEO 선임 배경에 대해 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고 글로벌 경험을 가진 전략적 사고의 소유자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아포테커 체제아래 HP는 오라클, IBM과 경쟁하기 위해 SW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포테커의 친정인 SAP는 오라클과는 숙적 관계다. HP와 오라클 사이도 예전만 못해졌다. 오라클은 최근 마크 허드 HP 전 CEO를 사장으로 영입했고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와 함께 HP의 주특기인 하드웨어 시장까지 공략하고 나섰다.

알티미터그룹의 레이 왕 애널리스트는 HP는 글로벌 사고를 갖춰 SW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해왔면서 HP가 SW업체들과의 제휴 및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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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를 인수하기 보다는 세일즈포스닷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에 초점이 맞춰진 업체들을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포테커 CEO가 HP에서 연착륙하려면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해야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독일 회사인 SAP와 미국 출신인 HP는 기업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SAP는 중앙집중적이고 엄격한 문화를 가진 반면 HP는 상대적으로 다양성에 기반한 조직 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