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계, 해적사이트 폐쇄법 반대···왜?

일반입력 :2010/09/30 18:40    수정: 2010/10/01 11:15

이재구 기자

해적판콘텐츠 유통으로 적발된 인터넷사이트를 폐쇄시킬 권한을 부여하는 강력한 법안을 상정한 美의회가 IT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법안은 美IT산업이익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협회(COICA)와 할리우드영화 제작사가 주멤버인 美동영상사업자협회(RIAA)의 날선 대립까지 가져오고 있다.

얼핏 당연해 보이는 이 법안의 통과에 대한 반발의 근거는 미사법부가 저작권침해 조사를 이유로 인터넷검열은 물론 미국에 근거를 둔 다른나라로 옮겨 미 인터넷주도권을 잃게하는 결과까지 가져오게 되리라는 우려 때문이다.

씨넷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지난주 미 상원위원회가 미법무부에 불법파일공유및 위조에 대항할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제정에 대한 IT업계의 반발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심지어 IT업계 엔지니어들이 법안상정에 반발, 항의시위와 청원서보내기, 의원에게 전화하기 등 적극적인 데모양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S.3804)은 ‘온라인침해 및 위조대응법(Combating Online Infringement and Counterfeits Act·COICA)’이란 이름으로 상정됐다. 상원법사위 의장 패트릭 레니(민주 버몬트)의원과 오린 해치(공화 유타)위원 등에 의해 제안됏으며 28일까지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씨넷은 11월 미국 의원선거 때문에 통과될 가망성이 없지만 11월 선거가 끝나고 다음의회에서 다시 거론될 전망이어서 이 꺼지지 않은 불씨가 IT업계의 반발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IT업계, 법안 통과는 IT주도권 상실 가져온다

이 법안은 상원법사위 의장 패트릭 레니(민주 버몬트)의원과 오린 해치(공화 유타)위원 등에의해 상원법사위에 상정됐고 28일까지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아직 통과소식은 없다.

해적판 콘텐츠유통 웹사이트를 폐쇄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의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것이 美수정헌법 1조에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다.

비평가들은 COICA가 “검열에 다름아니며 부담을 안지 말아야 할 기업들에 대해 저작권보호문제를 쌓아가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 검찰과 법원은 저작권침해 조사를 빌미로 구글의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를 검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COICA는 홈페이지에서 이 법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인터넷도메인에 대한 두개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첫번째는 법원에 의해서, 두 번째는 검찰총장에 의해 추가되는 것이다.

법안 통과시 컴캐스트에서 페이팰, 구글애드센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는 첫 번째 리스트에 있는 모든 도메인을 폐쇄해야 한다. .

■인터넷 허브 주도권도 상실

또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적인 인터넷허브인 미국의 인터넷주도권 상실에 대한 우려감이다. 말할 것도 없이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터넷트래픽이 활발한 허브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의 미국에 본거지를 둔 수많은 전세계의 서버들이 모두 해외로 옮기게 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글이 현재 중국네티즌에서 홍콩의 서버를 사용해 서비스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되리라는 것이다.

법안 통과시, IT업계는 인터넷트래픽 주변의 환경설정을 다시 해야하는 현실적 문제도 안게 된다. SW가 재설정되면 미국서버로부터의 답신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릴 상황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에드 블랙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회장은 “이같은 법안이 통과되면 우리는 인터넷을 망가뜨리게 된다”며 “누구도 저작권 침해가 없다고 말하진 못하지만 레이디 가가는 내일 당장 (해적판범람 때문에)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저작권문제를 자율적이고 사려깊은 방식으로 풀어가야 하며 그 방법이 (표현의 자유를 기술한)수정헌법제1조에 반하는 법률을 만드는 방식이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RIAA,미산별노조연합 등 “미국의 경제회복에 꼭 필요한 법”

이 법안을 찬성하는 민주,공화 양당, 美상공회의소, 전미산업별노조(AFL-CIO), 그리고 대다수 엔터테인먼트그룹은 온라인 해적판 범람이 미국의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조너선 레이미 미동영상사업자협회(RIAA)대변인은 “이 불법사업은 우리의 경제를 갉아먹고 있으며 열심히 일하는 수천명의 미국인 일자리를 없애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라며 법안 통과지지 입장을 밝혔다.

많은 저작권 소유자는 “일부 미국의 지적재산권은 전세계에 무료로 공급되면서 이제 전세계인의 생필품이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법안제정에 찬성입장을 표했다. .

이번에 제안된 법안은 미 법무부에 매우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해적판유통혐의가 있는 도메인네임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일 도메인네임이 미국내에 있다면 검찰총장은 법원에 의심이 가는 도메인이 저작권침해행위에 사용되고 있는지 찾도록 요구할 수 있다. 미 법무부는 저작권 침해 사이트를 폐쇄시킬 수 있다.

아마도 저작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법무부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명령을 내려 미국민들이 해외 해적판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미 정부는 구글이나 비자에게 해적판유통혐의를 받는 웹사이트와의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IT업계의 실질적 위협과 대응은?

IT업계의 실질적 위협은 만만치 않다.

CIOICA이 법안이 시행되면 인터넷회사들이 미국에 설치한 서버와 도메인네임을 외국으로 옮겨야 하며 인터넷사용자들은 그들의 트래픽을 다른나라를 통해서 라우팅하게 될 전망이다. 이것은 구글이 현재 중국네티즌에서 홍콩의 서버를 사용해 서비스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SW도 재설정돼 더 이상 미국서버로부터으이 답신은 믿을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IT산업계는 이 법안을 막기 위한 PR전쟁을 벌이고 있다.

27일 인터넷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한 89명의 엔지니어들이 미 상원법사위에 “레니의원의 법안은 웹,기술혁신, 도메인구조 자체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에드 블랙 회장은 “이 법안은 황금시간대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결될 경우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지껏 청문회 한번 없었고 매우 한정적인 증언만이 있었으며 이는 왜 이것을 이 의회회기의 마지막날 밀어붙이려고 애쓰는지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에드회장은 “도대체 무슨 법이 이렇게 떳떳하지 못한 모양새로 통과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질책했다.

■콘텐츠 소유자들은 분통

콘텐츠 소유자들은 누군가가 그들에게 그들이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말할 때마다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들은 냅스터가 해적판영화와 음악파일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것을 유행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산업계는 매출이 급속히 추락했다고 말했다.

조너선 레이미 미동영상사업자협회(RIAA)대변인은 “뮤직커뮤니티는 누구보다도 심하게 콘텐츠를 염치없게 도둑질해 이를 무료로 나눠준 외국의 무단해적웹사이트에 심하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불법사업은 우리의 경제를 갉아먹고 있으며 수천명의 열심히 일하는 미국 근로자들으 일자리를 빼앗아 버렸다. 이들 자생적인 공공이익그룹은 항상 ”아니오“라고 말해질 수는 없다.

의회와 행정부 지도자들은 아무일도 안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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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선거를 위해 의원들이 의회를 떠나기 전에 이 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법안은 아직 미하원에 상정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씨넷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은 선거 후 다시 의회가 개회되면 다시한번 안건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