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라고 하지마”…KT·SKT 서로 분통

일반입력 :2010/09/27 15:29    수정: 2010/09/27 15:39

김태정 기자

“TB끼리 무료는 허상, 광고 고쳐라” -KT-

“KT의 경쟁사 깎아내리기다” -SK텔레콤-

KT와 SK텔레콤간 광고전쟁이 점입가경이다. KT가 SK텔레콤의 요금제 광고가 이용자를 기만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KT는 지난 20일 방통위에 SK텔레콤을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 및 ‘이용약관 인가조건 위반'을 이유로 SK텔레콤을 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T끼리 B끼리 무료라고 하지마?”

문제는 SK텔레콤이 하반기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TB끼리 온가족 무료 요금제’로 무선상품 이용회선수에 따라 유선상품을 할인하는 내용이다.

방통위는 지난 14일 이 요금제를 인가하며, ‘각 개별 상품별로 요금 비중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할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정해진 금액을 할인’하는 요금제를 ‘무조건 무료’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인가조건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T끼리 B끼리 무료’라는 멘트의 TV광고로 총공세를 펼치는 중이며, KT의 심기는 상당히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무선상품 이용회선수에 따라 유선상품 무료라는 SK텔레콤 광고는 분명히 방통위 인가조건 위반”이라며 “이용자 이익 보호를 위해서라도 신고가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정면 반박했다. 경쟁사를 깎아내리려는 KT의 억지 행보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도 각종 광고에 ‘무료’라는 단어를 쓰면서 왜 우리를 신고한지 모르겠다”며 “길게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경쟁사 때리기에 광고비 펑펑

사실 두 회사 간 광고 싸움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상황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분위기가 상당히 짙다.

SK텔레콤은 ‘와이파이 쫓아다니지 마라, 우리는 3G가 콸콸콸’이라는 광고로 와이파이를 주력으로 내세운 KT를 우회 공격했다. 이 광고에서 애처롭게(?) 와이파이를 쫓아다니는 이들은 KT 이용자로 보이는 것이 사실.

KT도 와이파이 인프라 1등임을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부족한 SK텔레콤의 와이파이를 지적하는 광고를 내세웠다.

이 같은 광고싸움은 무선 데이터 가입자 뺏기가 치열해지면서 더 막장(?)으로 진행될 양상이다. 90년대 후반 음성통화 품질을 두고 벌였던 싸움이 다시 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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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방통위는 KT의 이번 신고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해 신중히 검토 후 결론 내겠다는 뜻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비방 광고에 막대한 금액을 쏟으면서 이용자를 위한 투자는 밀려나는 모습”이라며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이 보이지 않는 이상 방통위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