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소셜’이라는 날개를 달다

[게임스팟 창간 10주년 기획]

일반입력 :2010/09/16 09:51    수정: 2010/09/24 08:47

특별취재팀

게임과 IT기술이 융합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 3D그래픽, 돌비 음향 시스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등을 적용 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은 IT종합예술 또는 IT기술의 집약체라 고 불린다. 게임을 알면 IT기술의 미래가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스팟코리아에서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게임에 적용된 다양한 IT기술 융합 사례를 짚어보고 가까운 미래에는 게임과 어떤 IT기술이 융합할 수 있을지를 5회에 걸쳐 조망한다.[편집자주]

①IT종합예술 게임, 그 속을 파헤친다

②3D 입체기술 게임을 더 생생하게

③영화 아바타 제작 기술로 바라본 게임

④게임 '소셜'이라는 날개를 달다

⑤게임의 미래에 스마트폰 있다

인터넷은 인간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동시에 자유롭게 연결돼 있다는 명제에서 파생되는 가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이 모든 것을 무한대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서비스를 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가 그랬다.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가상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는 멋진 아이디어였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한때 표류했다. 인터넷은 무료라는 인식을 이겨낼 정도의 특별한 무엇이 필요했던 것이다.

한때 북미 지역에서 제 1의 SNS는 ‘마이스페이스’였다. 그러나 불과 3년전 ‘페이스북’은 역전했다. 2위가 1위를 따라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승자 독식 구조의 사업 모델 특성상 이례적인 사건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게임은 그 자체로도 경쟁력있는 수익 모델을 보유한 콘텐츠다. 그런 게임이 SNS와 만났을 때의 파괴력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 됐다.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콘솔도 온라인도 아닌 바로 소셜 게임이다.

■ 국가와 수치 경쟁하는 ‘소셜 게임’

페이스북 이용자수는 지난 7월 기준 5억명을 돌파했다.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국가는 페이스북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한 수치다. 이는 단순히 우스갯소리만으로 넘길 문제는 아니다. 바꿔 말하면 페이스북은 어느 국가 못지않은 전도유망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지난 1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징가의 농업 경영 시뮬레이션 소셜 게임 ‘팜빌’은 무려 8천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농업 종사자 인구가 약 40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사람들이 농업에 관심이 있어서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골드버그 징가 부사장은 지난 8일 메가뉴스가 주최한 ‘CVISION 2010’에서 좀 더 재미있는 통계를 들고 나왔다. 골드버그 부사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평균 3달 동안 결혼하는 사람의 수는 30만 9756명이라고 한다. 반면 ‘프론티어빌’에서 3주 동안 가상 결혼을 한 사람의 수는 230만명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강도 사건은 24만 7천556건이다. 그러나 범죄 소재 소셜 게임 ‘마피아 워즈’에서 불과 지난 석 달동안 일어난 강도 건수는 무려 17억 건이라고 한다.

보통 우리가 게임의 흥행을 말할 때 콘솔게임은 판매량을, 온라인게임은 동시접속자수나 월 매출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소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척도는 이용자들의 사회 활동 즉 ‘소셜’이다.

■ 접근성 극대화로 급속한 성장 이뤄내

소셜 게임이 불과 2~3년만에 급속한 성장을 이룬 이유는 ‘다단계 마케팅’을 닮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인기 소셜 게임에서는 자연스럽게 기존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끌어오도록 하는 장치가 숨어있다. 가령 온라인게임에서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캐릭터의 성장 여부가 결정되지만 소셜 게임에서는 친구가 없으면 언제나 한계에 부딪치도록 게임이 설계돼있기 때문이다.

접근성 측면에서도 소셜 게임은 장점만을 고루 취했다. 우선 웹게임처럼 웹브라우저 상에서 별다른 설치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가령 페이스북 이용자라면 별다른 회원가입 조차 필요없을 정도로 간편하다.

수익모델로 온라인게임의 부분유료화를 채택한 점도 접근성을 극대화하는 요소가 됐다. 돈을 쓰지 않아도 게임을 진행하는데 결코 무리가 없다. 돈을 지불해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은 순전히 이용자의 몫으로 남겨뒀다.

소셜 게임은 평소 게임을 잘 즐기지 않는 이용자 층을 주로 타깃으로 한다. 애당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개발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셜게임은 여전히 높은 성장가능성을 가진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온라인게임의 성장률은 7%였던 반면 소셜 게임은 무려 327%를 기록했다.

■ 사활 건 포털업체 ‘소셜게임을 잡아라’

국내서도 소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불과 1년 만에 소셜 게임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 기업은 약 100여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네이트, 다음, 네이버 등 주요 포털들도 소셜 게임서비스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먼저 소셜게임서비스를 시작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 앱스토어’를 통해 벌써 100여개의 게임을 활발하게 서비스 중이다. 기반 SNS인 ‘싸이월드’의 인기가 다소 주춤하지만 곧 선보일 ‘넥스트 싸이월드’를 통해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다음 역시 마이크로블로그 ‘요즘’으로 소셜 게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다음은 ‘로드뷰’와 같은 다른 서비스와 결합해 개발한 자체 소셜 게임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성공사례인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은 하지 않고 오로지 오픈마켓 형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패를 떠나 차별화된 시도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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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보유한 NHN 역시 오픈마켓 소셜 게임 서비스 ‘앱팩토리’를 준비 중이다. ‘앱팩토리’는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등 활발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방식의 소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

온라인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소셜 게임의 성공 아직까지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그러나 ‘소셜 게임’이 포화된 온라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