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제국의 부활전략은?

일반입력 :2010/09/15 16:02    수정: 2010/09/15 19:19

이재구 기자

세계휴대폰 1위인 노키아가 제국을 수호할 전략을 밝혔다. 14일 런던에서 열린 노키아월드2010행사에서는 노키아의 전설 요르마 올릴라회장의 퇴임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휴대폰 제국 노키아의 수호를 위한 차세대 스마트폰 4종과 함께 굵직굵직한 전략이 드러났다.

외신들이 전하는 이날 발표내용을 분석해 보면 스마트폰과 일반폰의 중간소비층을 노리며, 터치스크린 방식의 저가폰으로 긴 호흡의 승부를 하겠다는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심비안과 리눅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개방형OS 제품으로 안드로이드를 잡겠다는 속내도 드러났다.

이날 발표된 전략 가운데 HW부문에서는 ▲제품다양화를 통해 오직 하나의 모델만 내놓은 아이폰에 대항하며 ▲스마트폰과 저가폰의 중간층을 노리며 ▲저가폰에서도 터치스크린을 채택한다는 내용이 돋보인다.

또 SW부문에서는 당분간 이번에 소개된 심비안 OS기반의 스마트폰 전략을 밀고 나가는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노키아는 이번에 소개된 ‘N8’의 차기버전인 ‘N9’에서 심비안은 인텔과 공동개발중인 리눅스기반 OS인 미고(MeeGo)를 함께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한 안드로이드 OS와 개방성으로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요르마 올릴라 회장이 이날 2012년 사퇴할 예정을 밝힌 가운데 스티븐 엘롭 CEO체제에서 새롭게 출발한 노키아는 이제 혼란과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과 저가폰의 증간층을 노린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드러나 온 최대 최대 패러독스는 전세계에서 휴대폰을 가장 많이 파는 회사인 노키아가 최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노키아의 주가는 스마트폰 본격공세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최대 70% 가량 하락했고 21일부터는 최근 선임된 MS출신 캐나다인 CEO 스테픈 엘롭이 지휘봉을 잡을 정도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일 런던에서 열린 노키아월드2010에서 노키아가 보다폰 및 개발자 등 동맹군에게 내보인 새 단말기 4종과 함께 내놓은 새 전략이 과연 노키아를 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휴대폰제왕의 지위를 탈환하고 싶어하는 노키아는 오늘날 전세계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노키아 폰을 그대로 미래로 연결시키고 싶어 한다. 즉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더욱더 일반적이고 광범위하게 팔리고 있는 일반휴대폰(feature phone)을 매출화하는 것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과 기본 휴대폰의 중간소비자 계층을 노리면서 아이폰이나 구글폰과는 다른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판다는 계획이다.

노키아는 자사의 휴대폰을 이 거대한 신흥시장에 팔기를 원하는 동시에 이들을 노키아의 오비(Ovi)스토어를 통해 팔린 SW고객으로 돌리고 싶어한다.

■쉽지만은 않은 고지 탈환···미국시장 공략 어떻게 할까?

이날 발표된 전략이 옳다면 노키아만큼 이 전략을 성취할 최적의 회사가 없다.

애플의 아이폰이 상위소비자에서 아래까지 확산되고 있고 개발자들은 SW를 개발하고 있어 수백만의 아이팟터치와 아이패드단말기판매로 확산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새로운 도전자이긴 하지만 새로운 안드로이드폰은 수많은 최상위 휴대폰제조업체들이 매주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안드로이드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성숙시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키아는 아직도 여전한 강력한 시장 영향력을 살린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가트너는 오는 2014년 심비안과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OS시장에서 거의 비슷한 장악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따르면 심비안이 30.2%, 안드로이드가 29.6%였다.

가트너분석가는 또한 애플 아이폰의 iOS와 리서치인모션(림)의 블랙베리OS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4.9%와 11.7%로 미끄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세계 2위의 이통서비스업체인 보다폰이 노키아 월드 2010에 등장해 적극적으로 노키아 동맹군이 될 것임을 천명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보면 자연스럽다.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 CEO는 “어디서든, 잘 살든 못살든 모든이를 데이터사용 고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키아의 자신감과는 달리 가장 큰 휴대폰 소비시장의 하나인 미국시장에서 3%의 시장점유율에 그치면서도 새 모델 3종은 미 시장에서 출시되지 않는다. 그대신 향후 LTE로 불리는 새로운 4G기술을 이용한 미국향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콜린 가일스 노키아 글로벌판매담당 수석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시장의 현상황이 별로 행복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시장 가망 고객의 절반을 차지하는 CDMA버전 출시에 대해서는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버라이즌과 AT&T,T모바일USA 등은 이미 차세대망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단시일내에 보급확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한편 노키아는 GSM폰은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이때문에 일부 분석가들은 노키아가 미국시장에서 AT&T와 강력한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애플에 발목잡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노키아의 새 스마트폰 전략은?

노키아의 새 단말기와 SW에 녹인 기술은 말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앞선 인터넷연계성,그리고 날로 번창하는 안드로이드와 iOS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타도 애플 아이폰’‘타도 안드로이드폰’을 위해 노키아는 이날 차세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스마트폰은 C6,C7,E8 및 얼마 전 소개된 N8으로서 노키아의 심비안 OS로 운용되는 라인업이다. C6는 새로 소개된 차세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작은 모델로 검은색 디스플레이로 제공된다.

C7은 넓은 스크린과 보다 얇아진 몸체를 특징으로 하는 모델이다. 반요키 무선솔루션사업부장은 C7은 의심의 여지없이 전세계에서 가장 말쑥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단말기라고 설명했다.

E7은 기존 노키아 9000커뮤니케이터의 후속으로서, 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단말기로 만들어졌다.

반요키 전무는 E7은 사이즈가 크다. 그러나 외부 활동이 많은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실제 키보드를 장착한 것으로서 이만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N8은 고해상도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키아의 새 OS전략 심비안과 미고를 꿰뚫는 개방형

노키아는 아이폰,안드로이드폰의 전쟁의 핵심에 있는 OS 전략은 주목할 만 하다.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것은 이날 소개한 다양한 노키아 휴대폰용 SW를 설계하기 쉽도록 한 ‘개발자들을 위한 손쉬운 Qt SW개발툴(SDK)’다.

이 툴은 개발자들이 기존의 노키아의 기존 심비안OS용 휴대폰의 손쉬운 개발은 물론 인텔과 공동개발 중인 리눅스기반의 미고(MeeGo)OS까지도 설계할 수 있는 툴이란 점이다. 이 OS는 ‘N8'에 잇는 노키아의 차세대스마트폰이 될 ‘N9'의 OS로 사용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노키아가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 터치스크린용 SW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를 보인 점이다. 노키아는 저가보급형 휴대폰단말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제 터치스크린용 SW앱 개발툴까지 SDK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개발범위는 저가보급형 시리즈 40과 시리즈 60모델에까지 이른다.

이날 푸르미나 코키카르 노키아 노키아포럼 및 개발자커뮤니티 담당 부사장은 개발자들에게 이와함께 새로운 웹키트기반 브라우저도 함께 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녀는 “노키아는 더 나은 개발툴,낮은 개발비, 그리고 오비(Ovi)스토어의 향상 등을 통해 개발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이날 노키아가 발표한 개발자들을 위해 내놓은 빌트인앱 구매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공짜 프로그램버전을 다운로드한 고객이 앱을 떠나지 않고 프리미엄앱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카엘 헤드 로비오 CEO는 “인앱 구매 기능은 우리의 추가 콘텐츠를 가장 참여율이 높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이와함께 이통사와의 제휴프로그램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전략을 내놓았다. 이는 이통사업자를 이용한 구매를 촉진하는 전략으로서 고객들에게 모바일 콘텐츠나 앱을 산 후 카드대신 이통사의 휴대폰서비스로 결제토록 하는 것이다.

■노키아 “주사위는 던져졌다”

노키아는 현재 전세계 휴대폰 고객의 손에 1억7천500만대의 심비안 OS 휴대폰이 쥐어져 있다는 사실, 또 매일 26만대의 휴대폰이 팔린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엄청난 시장이 프로그래머들로 하여금 노키아 휴대폰앱을 설계하고픈 동인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노키아는 또한 더 많은 저가 보급형 단말기기 보급을 확산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번에 밝혀진 계산대로라면 노키아는 지난 해에만 3억6천400만대의 시리즈40단말기를 터치폰으로 만들어 잠재력 있는 고객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길 수 있다.

코키카르 부사장은 “노키아역시 앱개발의 진원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기술을 적용해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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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노키아는 전세계의 대부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나는 내가 방문한 많은 장소에서 록스타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최근의 노키아 개발자 행사가 신청자로 꽉 찼다”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밸리(경쟁사)를 보니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코키카르 부사장은 ”좋은 소식은 우리가 올해 노키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방향에 많은 진보를 보이고 있어 전세계에 있는 많은 개발자들이 이를 사랑하고 감싸안을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