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종합예술 '게임', 그 속을 파헤친다

[게임스팟 창간 10주년 기획]

일반입력 :2010/09/13 08:55    수정: 2010/09/24 08:41

특별취재팀

게임과 IT기술이 융합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 3D그래픽, 돌비 음향 시스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등을 적용 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은 IT종합예술 또는 IT기술의 집약체라 고 불린다. 게임을 알면 IT기술의 미래가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스팟코리아에서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게임에 적용된 다양한 IT기술 융합 사례를 짚어보고 가까운 미래에는 게임과 어떤 IT기술이 융합할 수 있을지를 5회에 걸쳐 조망한다.[편집자주]

①IT종합예술 게임, 그 속을 파헤친다

②3D 입체기술 게임을 더 생생하게

③영화 아바타 제작 기술로 바라본 게임

④게임소셜을 만나 날개를 달다

⑤게임의 미래에 스마트폰 있다

일반적으로 연극을 종합예술이라고 부른다. 연극 속에는 문학에서부터 미술, 음악, 연기력을 총망라하는 등 공연예술의 전 장르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쳐보면 게임은 IT종합예술이라 불릴 만하다. 수만 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게임 즐길 수 있는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과 영화와 같은 사실적인 3D 그래픽 효과,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 동작인식, 소셜네트워크 및 보안 기술, 돌비 사운드 디지털 기술까지 게임은 그야말로 IT기술의 집약체라 볼 수 있다.

게임 제작 과정을 보면 작품으로써의 가치도 높다. 유명 소설가와 작곡가, 성우 등이 게임 제작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향후 게임이 문화콘텐츠의 큰 범주 안에서 대중화된 작품으로 인정받기를 기대되는 이유다.

■ 게임이 편해진다…인터넷 네트워크 기술 융합 한창

온라인 게임 제작의 가장 기본은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운영이다. 수만 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과 게임 제작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게임 제작 과정에서 보다 개선된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을 융합하고 발전시켜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조이맥스는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인 CDN(Content Delivery Network)서비스와 보안 IT기술이 융합해 탄생된 GDS(글로벌 직접 서비스)를 선보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조이맥스는 현재 대표작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실크로드 온라인’을 GDS방식으로 전 세계 200개국의 이용자에게 서비스 중이다.

GDS는 한국에 서버를 구축하고 전 세계 이용자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에 서버가 있지만 전 세계 이용자가 별다른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게임 제작 기술과 네트워크 기반 기술이 서로 잘 버무려진 결과다. GDS는 로컬서비스(현지서비스)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대비효과(ROI)부분에서 가치가 높다고 알려졌다.

GDS에 적용된 CDN은 인터넷 기반 사업자가 대용량 동영상 스트로밍과 게임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활용 중이다. 게임사들이 CDN을 도입한 것은 이용자에게 보다 좋은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영민 조이맥스 팀장(플랫폼실 시스템운영부문)은 “글로벌 게임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 기술와 그 서비스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서비스를 온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보안 기술 등을 융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게임 환경을 보다 쾌적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CDN 도입을 결정하게 됐고, 이를 연구하고 개선해 현재의 GDS 방식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 영화와 게임의 경계 모호, 볼거리 풍성

최근에는 영화와 게임의 경계가 모호해 졌다. 사실적인 캐릭터의 표정과 움직임은 이미 영화의 시각적 표현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게임 제작에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도입해 화제가 된 게임도 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잘개(이하 스타2)는 영화와 같은 싱글플레이 모드를 선보여 이용자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타2의 싱글플레이 모드에 담긴 동영상은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을 도입해 만든 것이다.

또 영화 제작에 주로 활용된 모션캡쳐 촬영 기술을 게임 캐릭터 제작에 활용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수십 대의 카메라로 저장된 액터의 움직임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데이터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3D 형태의 게임 캐릭터를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모션캡쳐 기술은 게임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활용 중이다. 3D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FPS(1인칭 슈팅 게임), 댄스 게임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구분도 없다.

엔씨소프트의 MMORPG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댄스게임 ‘러브비트’ 등은 모션캡쳐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또 블루홀스튜디오가 제작 중인 MMORPG ‘테라’에도 이 같은 기술이 활용됐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영화 아바타 제작에도 활용된 ‘사전시각화 모셥캡쳐 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한 게임도 있다. 웹젠의 야심작인 FPS ‘배터리 온라인’이 그 주인공. 10월 공개서비스를 목표로 제작 중인 배터리는 현재 사전공개테스트 중이다.

■ 게임, 동작인식에서 스마트폰 연동까지

위치기반, 3D 증강 현실, 동작인식센서 등의 IT 신기술도 게임 제작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사람의 동작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동작인식게임(모션 컨트롤게임)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

동작인식게임은 사람의 동작을 게임기가 인식해 게임 내용으로 표현해주는 것을 말한다. 소니와 MS가 각각 선보인 ‘PS무브’ ‘키넥트’ 덕분에 이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동작인식게임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동인인식장치가 필요하다. 장치에는 인식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인식센서는 가속도, 중력, 관성, 지자기 등을 체크해 하나의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 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센서는 자동차에 주로 쓰이다가 콘솔 게임기 ,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 적용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PC기반 게임과 스마트폰의 연동도 눈에 띈다. 와이디온라인은 하반기 스마트폰용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은 웹기반으로 연동되는 유무선 연동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알려져 향후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MMORPG ‘아이온’의 게임데이터와 연동되는 ‘아이온템’을 선보였다. 아이온템은 게임내 ‘아이템 시세’에 대한 정보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최근 웹기반 연동을 구현한 경매장 기능을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블리자드도 이와 비슷한 월드오브워크래트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템은 모바일 서비스라는 특성상 게임이나 웹에 접속해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게임 관련 조회가 가능하기에, 이용자 개개인이 차별화된 정보력을 지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엔씨소프트는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IT기술과의 융합을 계속 시도하고 다양한 게임 플랫폼을 활용해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게임과 IT기술의 융합은 이제 시작이란 반응이다. 게임이 IT종합예술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각 게임사가 급변하는 시장 흐름에 맞춰 발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보다 업계전문가는 스마트폰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까운 미래에는 게임과 모바일 IT기술 융합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