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우리도 무제한데이터 해?"

일반입력 :2010/09/09 14:01

김태정 기자

LG유플러스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시행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SK텔레콤에 이어 KT까지 무제한 대열에 들어섰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KT는 오는 10일부터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3G 데이터를 무제한 쓰게 한다는 내용이다.

구제척으로 'i-밸류(5만5천원), i-미디엄(6만5천원), i-스페셜(7만9천원), i-프리미엄(9만5천원)' 등 4종의 요금제를 택한 KT 가입자는 별도 절차 없이 10일부터 '3G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달 시작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총 5종(55·65·80·95 및 넘버원) 가입자들에게 무제한 데이터 혜택을 돌린다는 것.

일각에서는 '제 살 깎기' 경쟁이라고 비판하지만, KT와 SK텔레콤은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요금제 경쟁력이 떨어지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비롯한 모든 무선기기 전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T는 아이폰4와 아이덴티티탭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더 열을 올리면서 갤럭시탭 띄우기에 나선다. 두 회사간 무제한 데이터 경쟁은 이런 가운데 터진 것이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약(ARPU) 상승 효과도 관전 포인트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가입 고객 중 90% 이상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해당하는 월 5만5천원 이상을 선택했다. 가입자 대부분이 월 4만5천원 정액제를 쓰던 시절은 끝나간다는 설명이다. 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행보가 빨라진 이유다.

이에 따라 홀로 무제한 밖에 선 LG유플러스 행보에도 관심이 모였다. 아직은 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발표 소식에 여러 대응 회의를 진행했지만 공표할만한 뾰족한 대응책은 아직 마련하기 전이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실시는 망 부하 문제와 함께, '뒤늦게 따라간다'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독자적이면서도 경쟁력 가진 요금제가 마련이 최선책인데, 검토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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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관계자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동참할지, 아니면 오즈요금제를 변형한 다른 상품을 내놓을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오즈요금제가 1GB 용량을 제공하기에 이미 무제한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100만대 판매량을 돌파한 갤럭시S나 세계적 히트상품 아이폰에 맞설 스마트폰이 부족한 상황이다. 옵티머스Q와 갤럭시U가 선전 중이지만 '밀리언셀러' 급과는 거리가 적잖다. 요금제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