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VM웨어 견제 능력 보유했나

일반입력 :2010/08/24 09:09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이 IBM에 이어 가상화 분야 1위 업체인 VM웨어를 향해서도 총구를 정조준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견제구를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라클은 최근 출시한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 '버추얼 데스크톱 인프라스트럭처(VDI)' 3.2버전을 소개하며 자사 통합 솔루션이 제공하는 기술력과 효율성을 거듭 강조했다. 가상화 전문업체 VM웨어를 겨냥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오라클 VDI는 가상화된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온디맨드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 구축 솔루션이다. 가상OS로 오라클 엔터프라이즈, 우분투, 수세 리눅스를 공식 지원하며 다른 리눅스 배포판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등을 쓸 수 있다.

오라클은 이달초 멀티미디어 지원과 자원 관리 기능이 강화된 '오라클 VDI3.2'를 내놨다. 이밖에도 젠(Xen) 기반 오라클 가상머신(VM)과 썬 '스팍' 프로세서, 가상화 관리솔루션 '옵스센터' 등 단계별 가상화 기술을 갖췄다.

당시 에드워드 스크리번 오라클 최고 기업설계 책임자(CCA)는 "오라클이 제공하는 기술에 근접한 경쟁사가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라클은 이들 가상화 기술을 통합한 가상OS 위에 미들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이 가상화 SW를 돌리고 물리적 서버는 오라클 HW로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오라클 가상화 환경'이라는 입장이다. 존 파울러 오라클 시스템 부사장은 "우리는 (데이터센터부터 데스크톱PC까지) 모든 기술을 플랫폼에 통합해 관리 영역에 포함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외신들은 오라클이 VM웨어를 주요 경쟁상대로 의식한다는 평가다. 스크리번 CCA가 발표한 웹캐스트에 "오라클 가상화 환경은 VM웨어보다 더 가치있다"는 문구가 등장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MS가 지난달 진행한 세계 파트너 컨퍼런스(WPC)에서 기업IT 필수요소로 가상화에 집중하겠다며 솔루션 전략 파트너로 VM웨어를 앞세운 것에 자극받았다는 분석이다.

당시 라구 라구람 VM웨어 가상화 클라우드플랫폼 총괄 담당 선임부사장은 "IT는 메인프레임에서 클라이언트서버로, 그 다음 클라우드로 바뀌어간다"며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VM웨어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IT미디어 CIO인사이트는 그간 대기업 시장을 지향해온 오라클이 SMB시장에 강세였던 VM웨어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VM웨어가 데이터센터 가상화 SW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시점에 오라클 역시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기회를 노렸다는 평가다.

VM웨어는 가상화 환경과 이를 관리하는 기술만 제공해왔다. 최근 이례적으로 메일솔루션 업체 짐브라를 인수해 가상화 환경에 최적화한 기업용 협업 솔루션을 내놨을 뿐이다. 가상화 기술 이외에 HW, O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을 갖춘 오라클에 비해 협력사 솔루션에 의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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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라클이 VM웨어 제품과 생태계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도 오라클에게 VM웨어와의 경쟁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조사업체 451그룹의 연구 운영 부사장 댄 쿠스네츠키는 "오라클이 업계 주목을 끌만한 더 좋고, 싸고, 빠른 솔루션으로 차별화하고 싶어하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IT기술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더 뛰어난 기술이 아닌 기업활동에 효율적인 기술을 찾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