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직원, 한국서 뇌물수수 ‘덜미’

아시아 5~6곳에 정보 팔고 100만달러 챙겨

일반입력 :2010/08/15 13:46    수정: 2010/08/15 16:08

김태정 기자

애플 간부가 아시아의 부품 협력사들에게서 100만달러 이상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 곳 이상의 한국 업체도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산호세 머큐리 뉴스를 인용, 애플 직원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인물들은 애플 글로벌 부품 공급 담당자인 폴 신 드바인과 하청사 직원 앤드류 앵이며, 돈세탁과 불법 자금거래 조사까지 받는 중이다. 애플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애플 기밀 정보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아시아 업체들로부터 100만달러 이상 뇌물을 받아 나눠가졌다. 이 정보는 부품사과 애플과의 협상에서 유리하게 이용 가능한 것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뇌물로 받은 돈을 세탁할 위장회사까지 세웠고, 회사 동료들이 의심하지 않도록 ‘은어’를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소장은 설명했다.

현재, 미 법무부 산하기관인 US마샬서비스(USMA)가 이들을 붙잡아 뒀고, 뇌물을 전한 해외 업체들에 대한 조사도 현지 정부와의 협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애플은 이와 함께 드바인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 지난 수년간 받은 급여와 뇌물 등을 포함해 100만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스티브 다울링 애플 대변인은 “용의자들은 애플의 높은 윤리의식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우리는 정직하지 못한 사내외 행동에 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드바인에게 뇌물을 건넨 업체로 한국의 모 부품회사와 중국의 캐다 전자, 싱가포르의 진 리 몰드 등을 지목했다.

다만, 애플이 제출한 소장에는 구체적인 협력사 명단이 빠졌고, 아이폰과 아이팟 부품 업체라고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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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인해 애플과 아시아 협력사들 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애플이 협력사 관리를 엄격히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편, 이번 수사는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이 공동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