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폰4 대반격"…SKT "대응력 충분"

일반입력 :2010/08/03 15:25    수정: 2010/08/04 00:01

김태정 기자

‘그동안 오래도 참았다’

‘아이폰4’가 국내 전파인증을 획득,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SK텔레콤 ‘갤럭시S’ 공세에 고전했던 KT는 반격의 날을 세웠다.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는 애플이 제출한 아이폰4에 대한 서류를 심사한 결과, 문제가 없어 인증서를 교부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KT는 아이폰4 물량반입과 유통망 점검, 매장 교육 등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늦어도 9월말 이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9월말 이전’은 최대한 넉넉하게 잡은 시점이기에, 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KT가 처한 상황이 급하기 때문이다.

■아이폰4 지각에 SK텔레콤 ‘활짝’

지난 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아이폰4 국내 출시가 늦어지면서 KT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고, SK텔레콤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아이폰4가 지각한 사이 갤럭시S는 파죽지세를 달렸다. 지난 6월24일 출시 후 최근까지 70만대 이상 팔렸다. 국내 휴대폰 역사상 신기록이다. 지난 달에는 국내 전체 휴대폰 판매량 256만대 중 갤럭시S가 50만대 이상을 차지했다. 새로 팔린 휴대폰 5대 중 1대는 갤럭시S였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의 ‘아이폰4 빈자리’ 공략이 제대로 먹혔다.

아이폰4를 기다리다 지친 이용자들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를 택하는 모습도 흔했다. 경쟁사들은 그동안 아이폰에 눌려왔던 설움을 한 번에 폭발시키겠다는 기세였다.

KT의 타격은 번호이동 통계서도 드러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KT는 지난 달 SK텔레콤에 가입자 25만3천598명을 내주고, 21만5천69명을 뺏어왔다. 수치상 3만8천529명을 SK텔레콤에 내준 것이다. 4만명 가까운 가입자를 한 번에 뺏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결국, 아이폰3GS 판매량이 주춤한 가운데 KT의 ‘이자르(팬택)’, ‘넥서스원(구글/HTC)’ 등이 갤럭시S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뜻이다. KT가 아이폰4를 더 애타게 기다린 이유다.

■예약판매 진통, 이미지 회복 관건

KT는 아이폰4 출시 연기와 관련해 애매한 입장을 취해 빈축을 샀었다. 아이폰4 출시로 인해 이미지를 회복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달 KT 매장들은 ‘아이폰4 예약판매’ 광고를 걸고 영업에 매진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한국 출시 제외’를 발표했음에도 며칠 간 계속된 현상이다. 이에 대해 KT 본사 측은 말렸다고 하지만, 시장 혼란이 적잖았다. 다른 제품 구매를 직간접적으로 차단하고, 이용자 기대심리를 부풀렸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출시 연기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KT는 아이폰4 출시를 늦추면서까지 진행 중인 ‘테스트’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함구했다. 해외서 불거진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와 관련한 것이라는 추측만 나왔다.

그나마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출시가 무기한 연장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것이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SKT “갤럭시S로 아이폰4 대응”

SK텔레콤 진영은 아직 차분한 모습이다. 갤럭시S가 여전히 아이폰4 대항마 자격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선중 SK텔레콤 영업본부장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S가 7월 개통량만 40만대를 넘었다”며 “이 같은 인기라면 아이폰4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팬택 설명으로는 ‘또 다른 아이폰4 대항마’인 베가를 3일 출시, 50만대 이상 판매를 겨냥했다. 아이폰4 지분을 상당히 뺏어야만 달성 가능한 목표다.

3분기 중에는 삼성전자 자체 운영체제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를 출시한다. 이미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아이폰4에 맞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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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의 갤럭시U 출시가 임박했고, KT 역시 아이폰4와 별개로 갤럭시 도입을 모색하는 등 혼전이 심화될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4에 대한 국내 이용자 충성도 수준에 따라 하반기 통신 성적이 확 달라질 것”이라며 “이통3사 간 가입자 뺏기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