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한국 진출 초읽기

일반입력 :2010/07/29 17:38

이설영 기자

페이스북의 한국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페이스북은 회원 5억명 돌파와 관련해 국내 홍보대행사인 미디컴과 손을 잡고 대 언론홍보를 펼쳤다.

미디컴 관계자는 "당시 5억명 돌파 관련한 사항은 페이스북과 정식 계약이 아니라 단일 계약(트라이얼 프로젝트)을 맺은 것으로 우리 측도 페이스북으로부터 급하게 연락을 받고 진행했다"면서 "보통 홍보대행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트라이얼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정식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실제로 미디컴과 정식 홍보업무를 체결할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정식계약을 앞두고 진행한 절차였다는 쪽에 힘이 실린다.

페이스북은 이미 몇달 전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부문에서 근무한 직원을 뽑아 한국 업무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페이스북 이용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초 50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이용자수는 최근 100만명을 넘었다. 한국에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성과라 그 의미가 더 크다.

하비에르 올리반 페이스북 인터내셔널 매니저는 "최근 한국시장에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국내에 본격 진출한 후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 한국은 쉽지 않은 시장에 손꼽힌다. 세계적인 검색엔진인 구글의 경우에도 토종 사이트인 네이버나 다음 등을 넘어서지 못하며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도 지난해 2월 한국 시장 진출 10개월만에 철수를 했다. 2008년 4월 한국어 서비스를 출시한 마이스페이스는 싸이월드를 비롯한 국내 기존 SNS 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용자 증대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해도 그 영향력이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단순히 기술력이나 자금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만들어진 그 사회의 문화와 이용자들의 행태가 더해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한국에 정식 진출하는 시기에 원조 SNS라 할 수 있는 싸이월드도 개편을 준비 중이다. 싸이월드의 경우 이용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서비스 이용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즐실 수 있는 서비스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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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매우 눈부시다"면서 "인터넷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의 상황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마이스페이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 시장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한국 이용자들에 대해 얼만큼의 이해도를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