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진흥회, "기술이 수요 견인한다"…2010년 하반기 IT산업전망

일반입력 :2010/06/23 17:29    수정: 2010/06/23 17:56

하반기 국내 IT시장은 통신·멀티미디어 기기 출시, 3D 디스플레이 개발 및 수요 확대 등 기술발전이 수요 창출을 주도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23일 서울 상암동에서 '2010년 하반기 IT 산업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하반기 IT시장 수요를 기술경쟁이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KEA는 이날 행사에서 '2010년 IT산업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근거로 하반기 산업전망과 최근 업계 동향 등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달초 국내 IT업계 매출 80%를 차지하는 주요업체 60곳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KEA는 멀티미디어와 3DTV 등 기술개발과 제품출시에 따라 소비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IT기술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기업들은 기존보다 더 빠른 제품개발과 시장경쟁에 노출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기술경쟁이 고도화할수록 IT기기 제품 수명은 줄어들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이른바 '기술중심 수요창출'현상이 고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서 3D 수요 증가로 촬영 시스템, 안경, 블루레이 등 대용량 저장매체 등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면서도 IT업계에서 콘텐츠와 서비스가 주요 트렌드로 떠올라 국내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업계는 하드웨어 제조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SW분야 경험 측면이 열세이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로 경쟁사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출시하는 등 IT기기 수요가 늘면서 소위 '플랫폼 주도권'에 대한 업계 관심이 크게 확대됐다. 삼성은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 등 글로벌 스마트폰 플랫폼 대항마로 모바일 OS플랫폼 '바다'를 개발중이다.

전상헌 KEA 부회장은 국내외 브랜드·모바일 운영체제(OS)간 경쟁은 콘텐츠, 서비스, SW뿐 아니라 국내 관련 부품업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IT시장이 HW중심에서 콘텐츠, 서비스, SW 중심으로 옮아가고 있어 기업간 경쟁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경쟁 범위가 확대될 뿐 아니라 기업간 경쟁은 기술과 특허경쟁에서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분야 선두기업이 견제수단으로 특허소송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기업 특허 피소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전 부회장은 특허를 싼 값에 매입해 해당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시점을 노리고 고의적으로 소송을 거는 사례가 증가세라며 최근들어 특허권을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지양하자는 국제적인 공조 움직임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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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KEA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정부지원 확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체제 구축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한 업계 애로점을 토로했다. 기업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은 대외적 관점에서는 환율 변동과 환경규제, 대내적으로 인력수급과 시장구조 등이 꼽혔다. KEA는 정부가 환율을 예상가능한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촉구하고 각 기업들이 수출대상지역 환경규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책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국내에서 중국산 중저가 제품과 경쟁하거나 대기업에 낮은 납품단가 요구를 따르느라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전 부회장은 LED 산업 등 중소기업이 활동하던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해 경력자를 먼저 뽑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인재 채용, 양성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급인력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중소제조업체들은 제품출시가 지연되고 연구개발이 어려워지는 등 악순환에 시달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