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휴대폰사업부에 뭉칫돈···속셈은?

일반입력 :2010/06/21 20:01    수정: 2010/06/22 08:31

이재구 기자

'인수할 것인가, 인수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모토로라이사회가 적자행진 속에서 내년 분사를 앞두고 있는 휴대폰 사업부에 수십억달러를 쏟아 붓기로 했다. 장부를 깨끗이 해서 타사를 인수하거나 인수되기 쉽게 할 것이라는 소식통의 전언이지만 한 때 세계휴대폰 시장 점유율 20%에서 3%로 추락한 이 회사가 타 휴대폰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아보인다. 그렇다면 모토로라 휴대폰사업부의 향배가 안갯속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소식통을 인용, 모토로라가 현재의 부채 대부분을 사들이고 나머지 현금 30억~40억달러를 새로운 휴대폰사업부에 쏟아부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르면 모토로라 이사회는 분사될 휴대폰회사가 사업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겪을 어려움을 감안해 연금회계의무도 면제시켜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보도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것이 (타사를)인수하거나 (타사에)인수되기 쉽도록 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전했다.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 인수되거나 하기 쉽게

모토로라대변인은 이러한 계획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면서 “공동CEO역시 이러한 계획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으며 둘로 분사될 각 팀은 각기 입지를 확보해 사업을 승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사업부와 분사할 통신장비사업부는 지난 2008년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으로부터 분사되면 좀더 가치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주장과 압력에 직면해 분사를 준비해 왔다.

휴대폰사업부는 매출부진과 함께 애플로부터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지난 3년간 50억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공동CEO인 산제이 자는 비용을 줄이는 한편 올연말까지 사업부를 흑자로 돌리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는 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모토로라의 차세대폰인 드로이드X를 내주에 내놓을 계획이다.

휴대폰사업부가 부채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엄청난 현금홍수에 묻히게 되면 분사후 새로이 출범할 경우 인수를 하기 쉬운 위치에 서며 새로운 휴대폰 개발도 쉬워지게 된다.

■셋톱박스와 솔루션유닛의 앞날은?

현재 진행되는 계획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휴대폰 사업부를 분사하고 이익을 내고 있는 셋톱박스사업부를 모로로라모빌리티사업부로 불리는 새로운 회사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보도는 모토로라 내부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모토로라 이사회는 현재의 움직임을 방어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공세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보도는 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남아있는 모토로라솔루션으로 불리는 회사는 나머지 현금과 연금회계의무 등 나머지 의무를 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토로라는 모토로라솔루션사업부가 현재 차입비용와 신용등급,투자등급 등에서 너무 낮게 책정돼 있어 너무 적은 현금을 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회사의 절반인 셋톱박스사업부는 공공안전무선,핸드헬드 스캐너, 통신네트워크장비 등을 만드는 회사로 거의 모토로라의 모든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회사다.

공동CEO 그레그 브라운이 이끄는 이 사업부는 지난해 111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실적향상을 보여주었으며 지난 1분기 모토로라 실적을 흑자로 이끌었다.

39억달러 부채 갚아 장부 깨끗하게

이번 달에 모토로라는 현금으로 5억달러규모의 주식을 환매해 부채를 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것은 39억달러에 달하는 부채 대부분을 환매하기 위한 계획의 첫단계다.

4월 3일현재 모토로라는 84억8천만달러의 현금과 외부투자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토로라 이사회의 계획은 2개의 회사로 분할되기 전에 장부상 깨끗하게(부채가 없게) 만들어 놓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인수하거나 인수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분할되기 이전에 부채주식을 환매하는 것은 남아있는 회사의 신용등급을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핑 자오 크레딧사이트 분석가는 “부채가 적어질수록 위험이 적어진다”며 “채권자에게는 모토로라의 환매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휴대폰사업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 회사의 분할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모토로라는 한때 전세계에서 팔리는 휴대폰 5대중 1대를 만들었지만 레이저의 붕괴이후 시장점유율은 3%로 떨어졌다.

관련기사

사업부가 경쟁사들에게 잠식당하면서 어떤 분기의 사업부 영업손실은 5억달러를 넘어서 지난 2007년 이래 모토로라의 해고규모는 1만5천명이나 됐다.

산제이 자 휴대폰사업부 CEO는 구글의 안드로이드SW에 기반한 스마트폰에 집중함으로ㅓ써 사업을 강화해 왔지만 이사업부는 지난 분기에 1억9천2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