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열풍속에 프리미엄 PC시장 열릴까?

일반입력 :2010/06/13 17:16    수정: 2010/06/13 22:49

남혜현 기자

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3D 열풍이 PC시장까지 덮쳤다. 텔레비전보다 PC에서 3D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입체 촬영을 지원하는 3D 카메라가 데스크톱PC에 탑재되고 기존 PC 본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모니터와 안경만 교체하면 3D 게임을 즐길 수도 있어, TV보다 빠르게 3D 콘텐츠 보급이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달초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에서도 PC업체들이 불러온 3D 열풍은 위력적이었다. 아수스, MSI 등 PC제조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앞다퉈 선보였다. 후지쯔,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도 가세하면서 3D는 PC업체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올랐다.

■ PC의 미래도 '3D'

선봉에 나선 곳은 아수스다. 국내선 3D 게이밍 노트북(제품명 G51J3D)을 가장 먼저 출시해 고성능 컴퓨팅 시장을 파고들었다. 아수스코리아 측은 제품이 200만원 중후반대로 비교적 고가에 출시됐음에도 3개월만에 200대 정도가 판매돼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출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본과 대만에서는 현재 3D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 공개가 활발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지쯔는 입체 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3D카메라를 내장한 데스크톱PC를 일본에서 17일 출하한다. TV처럼 2D영상을 3D로 전환하는 기능도 갖췄다. 입체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할 수도 있어 눈길을 끈다. 셔터글라스 안경 한쌍과 3D 시청이 가능한 필터를 포함해 약 2천200달러로 출시될 전망이다.

도시바 역시 3D 다이나북(제품명 TX/98MB) 노트북을 공개했다. 3D 블루레이 디스크를 탑재한 첫 번째 노트북으로 기록될 전망이며, 오는 7월 일본에서부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MSI도 올인원 3D PC와 노트북을 공개했다. 국내 출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3D PC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 '3D PC'의 성공을 점치는 이유

전세계적으로 보급된 3D TV는 대부분 안경을 착용하고 영상을 감상하는 방식이다. 안경 없이 봐야 진짜 3D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로는 제약이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올 초 업계 최초로 3D TV를 발표하면서 무안경 방식 3D TV 가 보급되려면 기술발전이 더 있어야 한다며 무안경 방식 TV가 풀HD급 화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해상도를 9배 정도 높여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었다.

때문에 입체영상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안경착용이 필수인데, 이는 '소파 디바이스'로 일컬어지는 TV의 보급에는 결정적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PC업계 관련자들의 설명이다.

아수스코리아 곽문영 팀장은 “온가족이 모여 시청하는 TV같은 경우 입체 영상을 즐기기 위해 안경을 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노트북은 개인 제품이기 때문에 3D영상을 감상하기에는 더 적격이라고 말했다.

500여 PC게임이 이미 3D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PC가 3D에 유리한 점이라는 주장이다.

엔비디아 이선희 부장은 “PC가 3D에서 가지는 강점은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라며 “게임을 비롯해, 사진, 3D 스트리밍 방송 등은 사용자들이 PC로 더 많은 입체영상 경험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V에 비해 구축비용이 저렴하고 몰입감이 강하다는 것도 언급됐다.

이선희 부장은 일정 정도 이상 사양을 갖춘 PC가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 추가적으로 셔터글라스 안경과 3D 시청을 지원하는 120기가헤르츠(GHz) 모니터만 추가 구매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드는 편이라며 몰입감 측면에서도 PC가 주는 매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시세에 따르면 3D 모니터는 현재 40만~50만원 수준이며 셔터글라스 안경은 개당 20만원 선에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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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까지 국내 PC시장을 대다수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HP 등은 3D PC의 성공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홍보팀 김세훈 과장은 연내에 3D PC를 출시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면서 3D TV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보다 큰 화면 크기를 선호하는 것을 감안할 때 화면 크기가 작은 3D 노트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