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매니저는 절대 복불복 게임 아니다”

일반입력 :2010/05/24 10:25    수정: 2010/05/24 10:45

봉성창 기자

지난해 11월 엔트리브소프트가 일본 세가와 계약을 맺고 ‘프로야구매니저(이하 프야매)’를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다. 야구를 직접하는 것도 아닌 지켜보는 게임이 과연 되겠느냐는 것이다. 패키지 게임이라면 몰라도 온라인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왔다.

그러나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달여가 지난 지금 엔트리브소프트는 ‘프야매’를 보란듯이 멋지게 성공시켰다. 각종 게임순위에 진입하는가 하면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단순히 게임의 완성도나 마케팅 혹은 적절한 운영 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워 보인다.

이것이 바로 ‘프로야구매니저’의 각 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팀장들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한 이유다. 강상용 개발팀장과 엄원동 운영팀장 그리고 김동석 프로야구매니저 PM과 만나 ‘프로야구매니저에 대한 성공 비결 그리고 게임 이용자들이 궁금해 하는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현재 ‘프야매’에는 한 리그당 10개의 팀이 속해있다. 현재 게임 내에 운영되고 있는 팀은 몇 개 인가?

강상용 개발팀장 : 8개의 서버가 존재하고 한 서버당 2천500개 가량의 리그를 감당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약 2만개의 리그가 있으며 20만개의 팀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각자 생각하는 ‘프야매’의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김동석 사업팀장 : 일단 ‘야구’라는 소재가 부담이 없어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쉬웠다. 게다가 그동안 온라인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게임성이 큰 역할을 했다. 온라인게임의 대중성과 패키지게임의 마니아적인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것이 주요했다고 본다.

강상용 개발팀장 : 일단 운영 팀에서 너무 잘했다고 본다. 게임을 들여다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꾸준히 키울 수 있다는 육성 요소가 이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기에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시합이 자동으로 개최된다 게임 방식이 이용자들에게 계속 게임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엄원동 운영팀장 : 운영팀이 잘했다기보다는 소재 자체가 대중적인 스포츠인 야구고 이용자들이 연령대가 있다보니 매너가 좋아 운영이 한결 편했다. 게임을 계속 켜놓은 상태에서 채팅을 즐긴다거나 게시판 활동을 하는 등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해줬다고 생각한다.

- 매일 방문하는 것만으로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가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김동석 사업팀장 :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매일 재방문률을 높이기 위해 과도하게 지급하거나 부족해서는 안되는데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항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게임 내 경제를 계속 살펴보고 있다. 일단은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이벤트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재방문률이 크게 상승해 약 88%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특히 ‘프야매’만의 독특한 게임운영 방식이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엄원동 운영팀장 : 가령 단순한 공지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최대한 솔직하고 딱딱하지 않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친근감이 지나칠 경우 싫어하는 이용자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강도를 조절한다. 게임 내에서도 개발팀이나 사업부는 집, 회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에 꾸준히 접속해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사실 이용자들과 친근한관계를 유지하는 운영방식은 이미 블랙샷 때부터 시작해 오래된 편이다. 다만 이러한 운영 방식이 ‘프야매’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 된 ‘프로야구팀을 만들자2’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강상용 개발팀장 : 일본에는 없는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도전과제다. 게다가 리그 구성 자체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서 시뮬레이션 엔진만 빼고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히 선수데이터만 교체한 것이 아니라 전부 다시 만들었기 때문이다.

- 선수마다 숨겨진 능력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성적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나?

강상용 개발팀장 : 이미 밝힌대로 숨겨진 능력치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같은 년도의 동일 선수라면 숨겨진 능력치는 동일하다. 숨겨진 능력치가 어떤 방식으로 돼 있고 어떻게 작용되는 가에 대해서는 비밀이다. 다만 인기 선수나 유망주 등은 숨겨진 능력치가 조금 높게 설정돼 있다. 또한 선수간의 상성이 있기 때문에 능력치가 높다고 무조건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 팀컬러가 종류가 상당히 다양한 반면 알려진 정보는 제한적이다

강상용 개발팀장 : 현재 개발이 구현된 팀컬러는 약 500개가 넘는다. 다만 아직까지 카드가 다 공개되지 않아서 나오지 않고 있을 뿐이다. 독자들을 위해 한 가지만 공개하면 ‘이대호와 일곱난장이’라는 B급 팀컬러가 있다. 이는 선발명단에 ‘06 이대호’를 포함하고 06 롯데 야수 8명 이상이면 발생된다. 향후 팀컬러는 S급까지 등장시킬 예정이다.

- 감독카드가 불필요한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

강상용 개발팀장 :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선수 라인업에 알맞는 감독을 장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작전 카드처럼 감독 카드를 뽑은 다음 성향에 맞게 라인업을 짜야 한다. 다만 감독카드의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있어 공개서비스 때 가격을 조금 내렸다.

- 선수카드 뽑는 확률과 관련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게임사가 확률을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데

강상용 개발팀장 : 카드를 뽑기 전에 주문을 외우거나 춤을 추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장을 뽑든 한꺼번에 열장을 뽑든 확률은 동일하다. 확률 가지고는 절대 장난치지 말자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다만 현재로서 7성 카드를 뽑을 확률은 낮은 편이다. 본인도 아직 한 장도 뽑지 못했다. 향후 8성 이상이 업데이트되면 확률이 다소 조정될 예정이다. 또한 팁을 주자면 스킬카드 조합할 때 비서의 조언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 선수카드 뽑기와 관련해 이용자들의 직접적인 항의는 없는가

엄원동 운영팀장 :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물론 전화도 곧잘 온다. 한번은 30분간이나 욕을 하고 끊으신 분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게임 이용자층이 성숙돼 있어 재미있게 받아들이시는 분이 많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 게임 내 등장하는 비서가 인기다. 인기 연예인을 섭외해 스타마케팅을 할 계획은 없나

김동석 사업팀장 : 당연히 있다. 계획은 있는데 일단은 게임 안정화에 주력하다보니 아직까지 준비돼 있는 것이 없을 뿐이다. 가능하다면 프로야구 팬들에게 인기가 좋은 김석류 아나운서도 섭외하고 싶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게임 운영자 중 여성인 ‘GM주루사’는 알려진 대로 미인인가?

엄원동 운영팀장 : 당초에는 사진을 공개하려 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이도 어리고 본인이 무엇보다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다. 한번은 어떤 게임 이용자가 새벽에 치킨을 배달시켜준 적이 있었다. 안 받을려고 했는데 이미 배달원이 건물까지 올라온 상황이어서 감사하게 받았다. 그때 ‘GM주루사’가 감사의 마음으로 얼굴을 가리고 치킨 받은 모습을 찍어서 커뮤니티에 올렸는데 약간의 악플이 달려 힘들어 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귀여운 얼굴이고 특히 노래를 잘 부른다. 나중에 ‘GM매표소’와 함께 노래하는 동영상을 공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개발팀의 예상을 뛰어넘은 이용자가 있다면

강상용 개발팀장 : 연습경기 팀 중에 ‘매표소의 로망’이라는 이름의 팀이 있다. 02년 삼성 선수들을 중심으로 총 코스트만 해도 180점이다. 단순히 고 코스트 선수들만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상성을 고려해 치밀하게 짜놓은 팀이다.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팀을 이긴 이용자가 나왔다.

- 실제 야구 데이터와는 다소 동떨어지는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으로서는 치명적이지 않나?

강상용 개발팀장 : 만약 완전히 실제 야구하고 똑같이 시뮬레이션이 짜여져 있다면 다들 재미없어서 못했을 거다. 게임만의 감성적인 데이터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게임으로서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실제야구의 데이터를 가져온다면 무조건 이길수 있는 승리 공식이 만들어져 재미가 크게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 레전드, EX 를 비롯해 8성 이상 코스트 선수들은 언제쯤 추가될 예정인가?

김동석 사업팀장 : 올해 안으로 점차 오픈될 예정이다. 월드 랭크 넘어 상위리그도 준비돼 있고 지금보다 더 많은 코스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정확히 언제라고 못박기는 어렵지만 차근차근 선보일 예정이니 기다려달라.

- 월드 리그에서 우승까지 하고 나면 할 것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 있다

강상용 개발팀장 : 개발팀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리그 그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 우리가 원하는 그림은 이용자들이 월드에 남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다만 향후에 PvP(이용자간 대결)가 추가되면 대회를 많이 열고 랭킹 시스템 등을 도입해 지속적인 동기 부여를 할 계획이다.

- PvP가 구현될 경우 어뷰즈(불공정 행위)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데김동석 사업팀장 : 어뷰즈에 대한 방지책을 세워두고 있다. 일단 PvP에서 승리하더라도 포인트 보상은 없다. 얻을 수 있는 것은 RP라는 이름의 랭킹 점수다. 다만 확정된 안은 아니며 언제든지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가 기대보다 늦다

강상용 개발팀장 : 아이템 하나를 만들어도 가치있는 것을 내놓고 싶다. 무조건 물건을 많이 팔자는 생각보다는 가치 있는 것을 내서 지속적으로 사랑받는게 낫지 않겠나. 죄송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달라.

- 이용자들 사이에서 수비력이 승률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상용 개발팀장 : 당연히 도움이 된다. 다만 각 수치는 오차범위를 가지고 있다. 가령 어떤 선수의 수비가 C급인데 오차 범위 내에서 수치가 상향될 수도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적인 요소로 봐주면 좋겠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프야매'는 절대 운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용자가 나름 짜낸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든 승부에 반영이 된다.

- 1성 반재륭과 같이 낮은 코스트의 선수임에도 비정성적으로 능력치가 높은 선수가 있다. 소문대로 무슨 친인척 관계가 있는가?

강상용 개발팀장 : 물론 아무 관계 없다. 능력치를 짜는 개발자는 따로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의도된 부분이다. 1성 선수임에도 보석같은 선수가 있고 7성 선수지만 다소 능력치가 떨어지는 선수도 있다. 반재륭은 본인도 쓰고 있다.

- 앨범을 모두 수집할 경우 어떤 보상이 있는가

김동석 사업팀장 :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나중에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면 이벤트를 열어 보상을 해줄 계획이다. 다만 처음부터 앨범에 대한 큰 보상을 제시할 경우 지나친 유료 아이템 구입을 유도할 수가 있어서 신중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 CJ인터넷이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게임 라이선스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1년 후에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김동석 사업팀장 :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CJ인터넷과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다. 아직까지 협상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순리대로 해결할 계획이다. 선수 추가부분은 궁극적으로 프로야구 원년 맴버까지 모두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KBO를 비롯해 선수협과도 계속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각자 ‘프야매’를 즐기는 스타일을 소개해달라

김동석 사업팀장 : 일단 수비와 투수에 중심을 둔다. 야수의 평균 수비 능력은 B등급 이상으로 맞추고 투수력도 일정 이상 되도록 유지한다. 무엇보다 수비력을 챙기면 보상은 반드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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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용 개발팀장 : 믿음의 야구를 한다. 주력선수를 꾸준히 투입해 스킬 블록을 빨리 열어서 투자를 해야 한다. 리그 중에는 선수가 실책을 얼마나 했는지를 가장 많이 본다. 몇 게임 뛰었는데 실책이 많으면 교체하는 편이다.

엄원동 운영팀장 : 선수카드에 적혀져 있는 능력치보다 해당 선수의 실제 성적을 눈여겨 본다. 그 다음 해당 선수의 최근 3경기의 성적이 실제 성적보다 낮으면 교체한다. 또한 리그가 새로 구성 됐을때 함께 속한 다른 이용자들의 정보를 유심히 관찰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