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제스처, UI 20년 역사 새로 쓸 것"

존 언더코플러 교수, 서울디지털포럼 강연

일반입력 :2010/05/13 14:43    수정: 2010/05/13 14:49

류준영 기자

“디지털 대권은 마우스에서 ‘핸드 인터페이스’로 간다”

오블롱 인더스트리 수석과학자 겸 공동창업자인 존 언더코플러(사진)는 1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에서 열린 제7회 '서울 디지털포럼 2010'에 참석, ‘생각대로 움직이는 디지털세상’이란 주제로 강연회장에 올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블록버스터인 ‘헐크’ ‘아이언맨’에서 과학기술고문을 맡았으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등장해 화제가 된 스크린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제안·구축했다. 이는 허공의 손동작만으로 PC를 제어하는 장면으로 현재는 실생활에서 쓸 수 있도록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터치스크린 UI(사용자 환경)의 한 축을 이루면서 키보드를 탈피한 ‘UI 혁명’이 모바일 시장을 비롯한 디지털 제품으로 확대돼 가는 추세다.

특히 국내에선 아이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 '아이폰=인상적인 UI'란 공식은 제품판촉의 결정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묻게 된다.

한 시대를 풍미한 키보드와 마우스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가?

언더코플러 교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교수는 정보통신기술의 향후 20년은 바로 UI(사용자 경험)에서 강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사물을 가리키고 지정할 수 있는 손의 제스처야말로 최고 인풋(In-Put)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내세운 핸드 UI 미래 시나리오는 ▲메모리와 디스크 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고사양의 그래픽카드 개발 및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네트워크 등의 기술진보가 변화를 촉진하게 될 배경이 됐다.

이로 인해 파생된 달라진 IT환경이 ‘사람-기계’간의 소통을 위한 혁신적인 UI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

또 언더코플러 교수는 ‘콘텐츠 소비→생산’으로 진행된 사용자 패턴 변화가 새로운 UI에 대한 갈망을 더 키웠으며, “마우스와 키보드만으론 불가능한 창조적인 작업을 아름다운 툴(Tool)인 바로 인간의 손이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휘어지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공공기관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갖가지 형태로 급격히 늘고 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해 그는 “매일매일 급증한 데이터를 보여 주기 위해 디스플레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디스플레이와 콘텐츠의 비례 관계를 나타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물리적인 공간에서 '인풋'과 동시에 '아웃풋(Out-put)'이 가능한 핸드 UI가 이 같은 디스플레이를 제어하기 위해 안성맞춤이란 주장이다.

이날 그는 참관객들의 관심을 이끌 2가지 영상자료를 준비했다.

먼저 소개된 ‘G스피커’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경험한 것과 같은 한 화면에 나타난 텍스처, 이미지, 프로그램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디스플레이로 옮기는 장면이 연출됐다.

언더코플러 교수는 “쉬운 내비게이션이나 화면 로테이션 등 한 손으로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고, 또 어떤 때는 표면을 터치하는 게 필요하다”라며 “(향후 디스플레이 제어기술은)동작을 만드는 사람이 표면을 접촉해 조정하거나 공간에서 몸동작을 통해 제어하는 방식 등 두 가지를 모두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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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템퍼(TEMPER)’이다. 이는 시스템 속에 저장된 18개의 영화 속 장면에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신을 모아 합성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교수는 “6살, 8살 어린이도 110년에 해당된 영화 역사를 이미 다 흡수할 정도로 영화는 친숙하다”라며 “영화를 기계와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언어로 만들어보면 어떨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