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어도비 플래시의 안드로이드 지원' 때문에 뿔났다

일반입력 :2010/04/30 10:28    수정: 2010/05/03 14:23

이재구 기자

어도비의 플래시가 열린 웹이라고 하지만 아이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웹상의 동영상 중 75% 가량이 플래시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웹 동영상은 플래시가 아니더라도 새 포맷에 의해 얼마든지 가능하다.어도비 플래시는 매킨토시를 망친다.플래시는 유물일 뿐 미래가 아니다.”-스티브 잡스 애플 CEO

잡스의 편지는 '연막'이다. 오늘도 어도비 툴로 만들어진 1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고 있다. 이는 애플의 어도비에 대한 반감이 기술적 문제와는 상관없는 문제라는 것을 말해준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 애플이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어도비의 플래시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생긴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재미있는 것은 스티브 잡스가 어도비를 비난하면서 쓴 글에 이같은 논쟁의 배경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나왔다는 점이다.

씨넷등 외신에 따르면 그 시작은 29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이례적으로 애플 페이지에 올린 '플래시에 대한 생각(Thoughts on Flash)'이란 편지에서 기술적 문제를 언급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잡스가 플래시를 배척한 이유는 구글지원 때문

잡스의 이 글을 보면 그가 플래시를 배척하는 이유는 '어도비가 플래시를 통해 애플과 견원지간이 되어버린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풀웹을 지원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이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면서 양사가 갈등을 빚어 왔다. 잡스는 애플 홈페이지에 공개한 글을 통해 플래시가 `기술적 결함을 갖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는 스티브 잡스가 왜 그동안 그토록 어도비 플래시를 공격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 자백서가 됐다.

잡스는 이 코멘트에서 어도비시스템의 플래시플레이어에 대해 'PC와 마우스시대의 유물'이라며 차라리 HTML5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나섰다. 이것만 보면 스티브 잡스는 '플래시 이외의 뭔가 좋은 것을 찾았나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보면 그의 속내가 드러난다.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아이폰의 경쟁자인 구글 때문이었다.

잡스의 편지에는 구글은 어도비와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웹에 완전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귀절이 나온다.

그는 이어 어도비는 플래시가 열린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그 반대가 진실이라며 애플의 단말기가 웹에 완전하게 접근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이어서 어도비가 말하지 않은 진실은 '거의 모든 웹 동영상은 플래시가 아니더라도 보다 새로운 포맷에 의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구글을 언급하기 전에 쓴 어도비는 플래시가 열린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그 반대가 진실이란 글은 이를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애플, 플래시버리고 HTML5로 가나? 잡스가 “플래시는 PC시대에 만들어져 PC와 마우스를 위한 것”이라며 플래시를 낡아 빠진 구세대의 것으로 몰아 세운 이유도 설명된다.

이제 IT업계의 관심은 잡스의 애플이 과연 플래시를 버리고 HTML등을 선택할 것이냐에 있는 듯 싶다.

잡스는 “새로운 공개표준은 모바일 시대에 만들어졌다. HTML5같은 것이 모바일기기에서(PC에서도)승리하게 될 것이다. 어도비는 앞으로 위대한 HTML5도구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애플이 과거를 남겨놓고 간다고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애플의 움직임은 웹기술의 수집으로 나타나고 있다. 잡스는 HTML로 재무장하는가 하면 더 나은 포맷을 위해 'CSS', 그리고 웹기반의 자바스크립트 등으로 플래시를 대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어도비CEO 연막작전 반발속에서도 달래기 나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구글을 편애한 원죄(?)를 인정하듯 나름대로 새로 나오는 플래시10.1에 애플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애플을 달래기에 애쓰는 모습이다.

그는 스티브 잡스 CEO의 플래시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플래시 100개이상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멀쩡하게 돌아가는 플래시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반감을 표하는 것은 기술 외적인 문제 때문인데 연막을 치는 것이라며 맞받아 쳤다.

나라옌 CEO는 또 플래시가 맥을 망친다는 데 대해 맥OS X에 대한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플래시가 배터리를 빨리 시킨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볼 때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플래시의 단점에 대해 지적한 모든 곳에서 어도비가 이를 고치지 못하도록 락(locked-in)이 걸려있다고 주장했다.

플래시플랫폼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될 수 있어 많은 기기에 손쉽게 접근해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어도비로서는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터치를 놓치면 마케팅에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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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일단 곧 출시될 플래시10.1에서 멀티터치 기능 제공은 물론, 맥사용시 성능이 떨어지는 플래시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H.264로 인코딩된 비디오를 보기 위해 맥OS X 하드웨어 가속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놓고 있다.

플래시는 온라인 게임,사진편집, 비디오스트리밍 등의 작업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 SW는 애플 아이폰의 모든 경쟁사가 만든 OS를 사용하는 휴대폰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는 캐나다다 리서치인모션(RIM·림)의 블랙베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 팜의 웹OS, 노키아의 심비안,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망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