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성공열쇠…"시청자를 움직여라"

일반입력 :2010/04/28 14:23    수정: 2010/04/28 15:17

실시간 IPTV 가입자가 이번달 25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확산 추세 속에 사업자들도 경쟁력 강화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IPTV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청자의 TV 이용행태를 바꿔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IPTV는 시청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양방향 방송, T커머스 등을 통해 시청자들이 방송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3사가 시작한 오픈IPTV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개방, 참여, 네트워크로 요약되는 오픈 IPTV는 콘텐츠를 누구나 거래할 수 있고, 채널운영도 기존보다 용이하다. 시청자와 방송사업자의 구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사업자들은 이와 함께 교육콘텐츠를 수익모델로 삼는다. KT는 요금상품에 교육채널 특화상품, SK브로드밴드는 동영상강좌 VOD 채널 등을 강화했다. 오픈IPTV가 활성화되면 교육콘텐츠의 양과 질도 대폭 향상되리란 것이 사업자들의 구상이다.

■ TV는 가족용, 시청자 행태변화 이끌 매력 필요

TV는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가전제품으로 거실에 가족들이 모여 TV를 보는 것이 전통적인 시청행태다.

더구나 시청자들은 TV 시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편안히 지켜보는데 익숙하다. TV 시청 시 가장 활발한 운동이 리모콘을 이용한 채널전환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TV에 적용되는 개방과 참여, 양방향성은 양날의 검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방송관련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라며 “결국 TV를 개인용 가전제품으로 바꾸지 못하면 개방과 참여를 강조하는 IPTV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청자 자신이 이용행태를 바꾸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실제로 IPTV 사업자들이 주요 시청층으로 공략하는 주부층의 경우 리모콘 조작 등을 불편해 한다.

이렇게 되면 사업자로서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신규 서비스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는 횟수가 줄어든다. 과거 디지털케이블TV에서 선보였던 무수한 양방향 서비스들 대부분이 사라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주식 SK브로드밴드 전무는 “새로운 서비스와 양질의 콘텐츠를 시청자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합하고 단순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 셋톱박스,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 개선 필요

기술적인 난제도 여전하다. 느린 채널 전환 속도나 끊김 현상, 리모콘 조작의 복잡성 등은 초기부터 제기돼 온 미결 과제다.

무엇보다 셋톱박스 개선이 필요하다. 셋톱박스가 부가서비스를 지원할 성능을 뒷받침해줘야 새로운 시도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방송솔루션업체 관계자는 “양방향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참여를 이끌어내기에는 셋톱박스가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리모콘 조작은 단순화하면서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셋톱박스와 동시에 문제되는 것은 IPTV 앱스토어를 채워줄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오픈IPTV 정책을 발표하면서 앱스토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을 IPTV에서 이용하도록 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앱스토어를 채우려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확보가 필수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툴(SDK)과 응용 프로그램 환경(API)를 제공해야 한다. 셋톱박스의 한계는 이들의 한계와 직결된다.

지난달 KT가 공개한 오픈IPTV 용 API가 사례다. KT의 API에 대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현재 공개된 API는 매우 제한적인 기능만 구현할 수 있는 초보적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KT 측은 “현재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도록 셋톱박스와 개발자 툴 개선을 진행중”이라며 “지속적인 기능개선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 200만에 안심하긴 이르다, 지속적인 투자 이뤄져야

TV를 개인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200만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고민이다. 신규 투자에 대해 주저하는 모습도 보인다.

IPTV업계 관계자는 “200만 가입자돌파에 안주하지 않고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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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청자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어렵더라도 도전적인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분야의 한 전문가는 “기술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시청자들의 이용패턴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투자대비 효율성만 생각해 시청자의 주목을 끌고 이용을 유인하기 위한 투자를 멈춘다면 시청자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