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①]KT-KTF, LG통신3사 합병 접속료 산정 영향은?

유무선 통합법인 등장…3사 접속료 이해관계 한층 더 복잡

일반입력 :2010/04/06 14:56    수정: 2010/04/09 15:32

지난 2008년 12월 확정된 유무선 상호접속료 산정 당시 상황과 올해 ‘2010-2011 접속료 산정’의 가장 큰 환경 변화는 ‘유무선 통합법인’의 등장이다.

지난해 6월 KT-KTF가 합병법인으로 출범했고, 올 1월 LG통신그룹의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이 통합LG텔레콤으로 하나의 회사가 됐다.

그동안 KTF가 KT의 자회사였고, LG통신3사가 LG그룹의 계열사로 함께 존재했지만 접속료 산정에서 있어서는 개별 법인의 이익을 우선 시 하는 경향 때문에 완벽한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가입자 기반에서도 KT가 유선시장의 90%인 2천만 가구와 초고속인터넷 67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반면, KTF는 이동전화 시장의 31%인 1천400만명에 불과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LG통신3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당시 LG텔레콤의 이동전화 가입자는 820만명이었지만 LG데이콤 유선전화 33만 가구, LG파워콤은 210만(이상 2008년 12월말 기준)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KT는 통화량에서 유선의 무선대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KTF가 유리한 대로, LG텔레콤은 가입자 정체를 겪고 있는 LG텔레콤보다 인터넷전화 등 유선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LG데이콤-LG파워콤의 입장을 고려해야 했지만 이것이 통합된 의견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2008년 3월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를 인수한 SK텔레콤은 아직 합병하지 않고 개별법인인 모·자회사의 관계이지만, SK브로드밴드(시내전화 176만)의 입장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천400만명(50%)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 위주의 접속료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2010-2011년 상호접속료 산정에서는 2008년 말 원가 기준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 합병 이슈가 크게 반영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2012년 이후 접속료 산정에서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KT·LG통신3사, ‘유무선 비중 황금비율 찾기’ 고민

KT-KTF, LG통신3사가 통합되고,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각사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 하나의 회사가 유무선을 다 보유하게 되면서 유무선 접속료의 비중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황금비율을 찾아야 하는 난제에 맞닥트린 것이다.

현재 유무선 접속료는 ▲시내전화 19.31원 ▲인터넷전화 7.66원 ▲SK텔레콤 32.93원 ▲KTF 37.96원 ▲통합LG텔레콤 38.53원(2009년 기준) 등이다. 일례로 KT의 시내전화가 가입자가 SK텔레콤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면 32.93원을 KT가 SK텔레콤에게 접속료로 정산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 19.31원을 받으면 된다.

유무선 가입자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하면, 접속료 수익과 비용 발생 측면에서 KT는 유선의 비용지출이 크고, 수익은 이동전화가 크다. 반대로 SK텔레콤은 무선의 수익은 큰 반면, 유선(SK브로드밴드)의 비용지출은 상대적으로 적다. 유무선 시장에서 3위 사업자인 통합LG텔레콤은 유무선의 수익과 비용지출이 엇비슷하다.

KT의 경우 유선의 비용지출을 줄이는 것과 무선의 수익을 높여야 하는 것을 놓고 주판을 두들겨야 한다(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합LG텔레콤 역시 유무선 비중에 대한 손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명확하게 무선의 접속료 수익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무선의 비중과 함께 KT는 인터넷전화 확산에 따른 시내전화 가입자 비중의 감소를, 반대로 통합LG텔레콤은 가입자 증가로 수익이 늘어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인터넷전화 가입자의 발신이 주로 2대 8의 구조로 무선에 집중돼 있다는 점과 망내통화량 증가에 따른 인터넷망의 트래픽 증가다.

최근 인터넷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유무선 통합(FMC, Fixed Mobile Convergence) 서비스 확산에 나서고 있는 KT·통합LG텔레콤과 유무선 대체(FMS, Fixecd Mobile Substitution) 서비스를 드라이브 하는 SK텔레콤의 차이점도 있다.

FMC는 인터넷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무선랜(Wi-Fi)존에 있을 경우 인터넷전화 접속료가 적용된다. 하지만 SK텔레콤의 FMS는 T존 내에서 똑같이 인터넷전화 요금을 부과하지만 이동전화 요금제 상품이기 때문에 무선 접속료가 적용된다는 차이가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인터넷전화 사업자 입장에서는 원가 대비 유선보다 무선의 접속료 수익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유무선의 발신 비중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며 “이는 시내전화 가입자 기반이 적은 통합LG텔레콤도 비슷하지만 KT는 시내전화 가입자 기반과 상관관계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기준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즉, 합병한 KT와 통합LG텔레콤은 유무선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접속료에서 착·발신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문제와 직결돼 있고, 향후 2년 간 유무선 통합 상품의 가입자 증가 추이까지 고려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방통위가 당장 2010-2011년 상호접속료 산정에서 유무선 통합법인 출범으로 인해 과거와 180도 다른 룰을 적용하지는 않겠지만, 무선의 우위에만 집중하고 있는 SK텔레콤과 달리 유무선 통합이라는 난제에 봉착해 있는 KT와 통합LG텔레콤이 이를 어떻게 풀어낼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