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들, 아이패드에 일단 '관망모드'

일반입력 :2010/04/05 17:42

이설영 기자

아이패드 출시로 국내 IT업계도 들썩거리고 있다. 올해 국내에도 출시될 경우 게임, 교육, e북 시장 등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내 포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들은 아이패드에 대해 관망모드다.

아이패드는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스마트폰인 아이폰에 이어 태블릿PC 영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세번째 역작이다. 아이팟의 경우 아이튠스라는 음반 마켓과 연계해 음악시장의 디지털 바람을 몰고온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아이폰의 경우 앱스토어라는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해 인터넷 콘텐츠가 다방면으로 이용되고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된 게임, 미디어, 유틸리티 애플리케이션들은 모바일이라는 장점과 더해져 인터넷 콘텐츠 시장의 다양성을 도모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패드는 넷북과 스마트폰의 중간영역에 있는 디바이스로 이용자들의 웹 활용습관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채기 가트너코리아 이사는 아이팟이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시장의 지각을 변동시켰고, 아이폰이 앱스토어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변화시킨 것처럼 아이패드도 특정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아직은 그 시장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출판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포털 더 지켜봐야…일단은 관망

포털 및 인터넷업계는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다.

스마트폰의 경우 휴대폰을 대체하기 때문에 목표 시장이 명확하다. 그러나 아이패드의 경우 하드웨어적인 특성만 보면 PC에 가깝지만, 이동성을 담보하는 등 스마트폰의 일부요소도 채용하고 있다. 이용 가능한 기능도 e북, 인터넷 검색, 게임 등 딱히 영역을 나누기 힘들기 때문에 초기에는 일부 얼리어답터들 외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전략팀 금동우 팀장은 아무래도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업계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국내 시장의 경우 단시간 내 어떤 영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일부 얼리어답터나 파워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C용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해상도 등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다 편리한 사용성을 위해서는 따로 모바일웹을 구성하거나,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야 한다.

금동우 팀장은 지금 환경 그대로도 적용이 가능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최적화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재작업을 해야하는 상황이다며 아이패드의 경우 이동 중에 사용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폰트 크기도 키우고, 클릭이 쉽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플랫폼이 다양화 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응 편의성 측면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치중하기 보다는 브라우저 기반의 모바일 웹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액티브X…웹접근성 여전한 이슈

검색점유율 상승 등 포털의 광고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일고 있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노트북이나 넷북 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아이패드를 새롭게 구매한다면 또 모르지만, 만약 이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구매하게 될 경우에는 그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한 노트북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추가로 구매한다 해도 한번에 하나의 디바이스만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적인 사용성의 확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음 금동우 팀장은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광고를 제시할 수 있는 고객 접점을 늘리는 좋은 기회로 일단은 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지금은 스마트폰 등에 무게가 더 실려 있지만 아이패드를 위시한 태블릿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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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 환경에 뿌리박힌 액티브X로 인해 일반적인 웹서핑이나 검색 등에서 아이패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아이패드에 탑재된 사파리에서는 액티브X로 구현된 웹페이지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익스플로가 절대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웹 사이트도 액티브X로 구현돼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적어도 국내에서는 기존의 PC에서 포털사업자가 얻었던 이점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채기 가트너코리아 이사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윈도 환경에서 PC와 인터넷을 이용했기 때문에 액티브X 등 문제가 해결이 될 경우 아이패드와 같은 디바이스로 인한 시장 효과가 더 선명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